[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핵심 임상시험 데이터 신뢰성 문제로 유럽에서 퇴출된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타브네오스(Tavneos, 성분명 아바코판·avacopan)'가 영국에서도 사실상 퇴출 수순에 들어갔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1일(현지시간) '아바코판 비포(Avacopan Vifor·옛 Tavneos)'에 대해 신규 환자의 사용과 공급,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존 환자는 대체 치료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6개월간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이후 2027년 3월 1일 영국 품목허가를 취소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타브네오스의 유익성·위해성을 재평가한 결과다. MHRA는 허가의 핵심 근거였던 임상시험 데이터의 무결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정보가 확인되면서 재검토에 착수했다.
MHRA는 이용 가능한 자료와 의약품위원회(CHM) 자문 등을 검토한 결과, 해당 임상시험 데이터를 타브네오스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신규 환자에게는 타브네오스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현재 치료 중인 환자는 의료진과 대체 치료방안을 논의하도록 권고했다.
암젠(Amgen)의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타브네오스(Tavneos, 성분명 아바코판)'. 영국과 유럽에서 허가 근거 임상시험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타브네오스는 보체 C5a 수용체를 억제하는 경구용 치료제로, 중증 활동성 다발혈관염성 육아종증(granulomatosis with polyangiitis·GPA)과 현미경적 다발혈관염(microscopic polyangiitis·MPA) 성인 환자에서 리툭시맙 또는 사이클로포스파미드 기반 치료와 병용한다. 두 질환은 작은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신장과 폐 등 주요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문제가 된 임상은 331명의 GPA 또는 MPA 환자가 참여한 3상 'ADVOCATE' 연구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해당 연구의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우수임상시험관리기준(GCP)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승인 심사 당시 제출된 자료 가운데 일부가 부정확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며, 결국 유효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에서는 이미 퇴출 절차가 마무리됐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6월 타브네오스의 유익성이 위험보다 크다는 점이 더 이상 입증되지 않는다며 품목허가 취소를 권고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4일 EU 전역에 적용되는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EMA는 현재 타브네오스의 유럽 품목허가 상태를 '취소'로 명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승인 유지 여부를 심사 중이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는 지난 4월 타브네오스의 유효성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승인 철회 절차에 착수했다.
타브네오스 보유사인 암젠(Amgen)은 FDA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고 청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타브네오스는 미국 바이오기업 케모센트릭스(ChemoCentryx)가 개발했으며, 암젠이 2022년 케모센트릭스를 인수하면서 미국 사업권을 확보했다.
이번 영국 결정으로 타브네오스는 유럽에 이어 영국에서도 시장 퇴출이 사실상 확정됐다. 동일한 핵심 임상시험을 근거로 허가했던 미국에서 FDA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남은 변수다.
한편 타브너스는 국내에서도 허가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3년 9월 21일 이 제품을 '타브너스캡슐10밀리그램(아바코판)'이라는 이름으로 수입 희귀의약품으로 허가했지만, 판매는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허가권자는 메디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