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HK이노엔이 페라미비르수화물 성분의 독감 치료 주사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과거 바이알 제형 제품으로 관련 시장에 진입했다가 처방 트렌드 변화에 밀려 철수한 이후 새로운 제품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HK이노엔은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액백 제형의 독감 치료 신제품인 '페라믹스주'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회사는 독감 유행철을 앞두고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고되는 인플루엔자 치료제 시장에 다시 한번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앞서 HK이노엔은 지난 2021년 동일 성분의 바이알 형태 주사제인 '이노엔플루주'를 허가받고 독감 치료 주사제 시장에 처음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임상 현장의 처방 환경이 바이알에서 수액제로 급격히 변경되면서 이노엔플루주는 이렇다 할 판매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이노엔플루주는 시장 안착에 실패하며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았다. 해당 품목의 정확한 취하 일자 등은 식약처가 운영하는 의약품안전나라 등을 통해서도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올해 초 의약품 품목허가 유효기간 만료로 허가가 자동으로 취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노엔플루주의 부진 배경에는 수액백(프리믹스) 제형으로 발 빠르게 옮겨간 경쟁사들의 스위칭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독감 치료 주사제 시장 형성 초기, 종근당과 JW생명과학, 녹십자 등 주요 경쟁사들은 처방 현장의 수요 변화를 기민하게 감지했다. 이들 기업은 일찌감치 투약 전 별도의 희석 과정 없이 환자에게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수액백 제형의 제품을 추가로 허가받으며 처방 스위칭 작업을 단행했다.
이와 달리 HK이노엔은 시장의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기존 이노엔플루주 외에 제형 변경 등 별다른 후속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에 페라믹스주를 새롭게 허가받은 것은 관련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회사 측의 의지로 풀이된다.
투약 편의성 높인 수액백 재무장 … 강력한 유통 인프라 지렛대 효과 기대
페라믹스주의 주성분인 페라미비르수화물은 성인 및 2세 이상 소아의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폭넓게 사용되는 약물이다. 타미플루 등 경구용 치료제와 달리 환자에게 15~30분에 걸쳐 점적 정맥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여한다. 위장관 부작용 우려가 적고 약효 발현이 빠르며 1회 투여만으로 치료가 완료돼 일선 의료현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임상 현장에서 독감 치료 주사제는 단독으로 투여되기보다, 고열로 인한 탈수 증상 완화와 기력 회복을 목적으로 기초 수액이나 아미노산 수액 등과 함께 투여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바로 이 지점에서 HK이노엔의 고유한 '번들링(묶음 판매)' 영업 전략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조성된다.
이미 HK이노엔의 다양한 수액제를 대량으로 공급받고 있는 일선 병·의원 입장에서는 독감 치료 주사제 역시 동일한 공급사를 통해 일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재고 관리와 행정 처리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국내 수액제 시장은 막대한 초기 설비 투자 비용과 대규모 전국 물류 시스템이 요구돼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HK이노엔은 이 장벽을 넘어 전국 병·의원 단위의 촘촘하고 강력한 유통망을 이미 구축해 두고 있다.
따라서 신규 주사제를 출시하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영업망을 개척할 필요 없이 기존 수액제 거래망에 페라믹스주를 자연스럽게 결합해 시장에 침투하는 효율적인 구조를 띠게 된다.
영업 사원들 또한 기존 수액제 프로모션 과정에서 페라믹스주를 연계해 디테일링할 수 있어 마케팅 비용은 절감하면서도 병원 랜딩 속도는 배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영업적 시너지는 본격적인 독감 유행 시즌인 겨울철을 앞두고 병·의원들이 선제적으로 수액제와 주사제 물량을 대량으로 비축하는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다수 품목의 난립으로 영업력 싸움이 핵심이 된 독감 주사제 시장에서 막강한 수액제 인프라를 지렛대 삼아 후발 주자로 재진입한 HK이노엔이 시장 점유율 판도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