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이 MSD를 상대로 제기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병용요법 관련 특허 도전 1차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렌비마 제네릭 시장 선점을 통해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던 보령의 전략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특허심판원은 27일, 보령이 MSD의 '암을 치료하기 위한 PD-1 길항제 및 VEGFR/FGFR/RET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의 조합' 특허에 대해 제기한 무효 심판과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각각 기각 심결과 일부각하·일부기각 심결을 했다.
해당 특허는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와 멀티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인 렌비마를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에 관한 핵심 기술을 담고 있다. 현재 이 조합은 신세포암과 자궁내막암 등 주요 고형암 치료에서 표준 요법으로 자리 잡으며 큰 시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보령은 에자이의 오리지널 의약품 렌비마의 단독 요법 관련 특허들을 차례로 깨뜨리며 제네릭 출시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해왔다. 렌비마는 오는 2036년에야 모든 특허가 만료될 예정인데, 보령은 이를 앞당기기 위한 법적 절차를 성공적으로 밟아온 바 있다.
보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렌비마 제네릭 출시를 넘어, 임상 현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적응증까지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MSD가 보유한 병용요법 특허를 무력화하거나 회피할 목적으로 두 건의 심판을 동시에 청구했지만, 특허심판원은 보령이 아닌 MSD의 손을 들어줬다.
이대로 MSD의 특허가 유지된다면, 보령은 렌비마 제네릭을 조기에 출시하더라도 키트루다 병용요법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까지 관련 적응증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이번 심결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특허심판원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특허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다. 보령이 항암제 분야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특허 전략을 고려할 때 항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보령이 특허법원에 제출할 새로운 논리와 증거다. 병용요법의 구성 요소가 이미 알려진 약물들의 조합이라는 점을 더욱 구체적으로 입증하거나, 기술적 차별성을 강조하는 전략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령은 그동안 다수의 글로벌 의약품 특허 공방에서 끈질긴 법정 싸움을 이어가며 결과를 뒤집은 전례가 있다. 보령이 이번에도 1심 격인 심판 단계에서의 패배를 딛고 상급 법원에서 반전을 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