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기자] 앞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를 개발할 때,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임상 3상을 거치지 않고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가 품질 자료와 임상 1상 결과만으로 동등성이 입증될 경우 임상 3상을 면제하거나 완화해 주는 파격적인 규제 혁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7일, '동등생물의약품의 비교 유효성 임상시험 수행 결정 시 고려 사항(민원인 안내서)'을 발간하고, 신속한 개발 지원을 위한 사전검토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 품질·1상 데이터로 충분하면 '3상 건너뛰기' 가능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품질 비교 및 임상 1상 결과를 통해 충분한 동등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판단될 경우, 비교 유효성 임상시험(3상)을 반드시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허가 규정을 개정하고, 업체들이 개발 단계에서 3상 면제 여부를 미리 논의할 수 있는 '사전검토 체계'를 마련했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추진 중인 임상 간소화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우리 규제를 국제 기준에 맞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간 식약처는 바이오시밀러 임상 개선 민관협의체를 운영하며 업계와 세밀하게 의견을 조율해 왔으며, 국제의약품규제자협의회(IPRP) 및 국제규제조화위원회(ICH) 등에 참여해 임상 3상 요건 완화에 관한 국제 표준 마련을 주도해 왔다.
# 업계 "글로벌 블루오션 선점할 결정적 타이밍" 환영
업계의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회장 이정석)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타이밍의 무기'를 쥐여준 것과 같다"며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2030년대 초반까지 특허가 만료되는 약 200여 개의 바이오의약품 중 상당수가 아직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이 없는 상태다. 이 기간 열리는 시장 기회만 약 3750억 달러(한화 약 51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정석 회장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에 발표된 이번 규제 혁신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선도 기업은 물론 후속 기업들의 글로벌 진입 속도를 동반 상승시킬 것"이라며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을 통해 K-바이오의 세계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을 크게 절감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수출 증대와 성장을 가속화하고, 환자들에게는 더 신속한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