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펙수클루'[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의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이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계열 표준 치료제인 에스오메프라졸과 직접 비교 임상시험에서 야간 역류 증상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증상이 심한 중증 환자군에서 압도적인 개선율을 보이며, PPI 제제의 한계로 지적돼 온 '야간 산 돌파(Nocturnal Acid Breakthrough)'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부상했다.
동국대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윤정 교수팀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최근 대한소화관운동학회지 JNM(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를 통해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야간 역류 증상을 호소하는 위식도역류질환(GERD)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배정, 오픈 라벨, 2-period 교차 연구다. 드문 부작용을 발견하거나 하위 그룹 분석을 더 세분화하기에는 부족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에는 충분한 표본 크기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주로 미란성 식도염(EE)의 치유율(Healing rate)을 1차 평가 변수로 삼았던 기존 연구과 달리, 환자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야간 역류 증상의 개선 효과를 주평가변수로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교차 설계 방식을 채택해 동일한 환자 내에서 두 약물의 효능을 직접 비교,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였다.
연구 결과, 펙수클루정 투여군은 치료 4주 후 야간 증상 중증도 점수(VAS)가 7.5점에서 1.4점으로 급감하며 81.3%의 개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조군인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의 VAS는 7.8점에서 2.8점으로 63.5% 감소하는 데 그쳤다. 두 군 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0.012). 펙수클루정이 단순한 위산 억제를 넘어, 환자가 체감하는 고통의 강도를 기존 약물보다 크게 낮췄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기저 증상 점수가 7점 이상인 중증 환자군에서의 치료 성적이다. 하위 그룹 분석 결과, 펙수클루정은 중증 환자의 증상 점수를 8.7점에서 1.2점으로 86.5%나 감소시켰다. 사실상 증상이 거의 사라진 수준(Remission)까지 도달한 것이다. 이에 비해 에스오메프라졸은 8.4점에서 3.1점으로 63.5% 줄어든 데 머물러, 증상이 심할수록 기존 PPI 제제보다는 펙수클루정 치료가 유리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펙수클루정의 긴 반감기와 관련이 있다. 기존 PPI 제제는 반감기가 1.5시간 내외로 짧아 야간에 분비되는 위산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펙수클루는 7~10시간의 긴 반감기로 밤새도록 위산 분비를 억제할 수 있어 중증 환자의 야간 통증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펙수클루정의 독특한 '레거시 효과(Legacy Effect)'도 관찰됐다. 레거시 효과는 집중적인 초기 치료의 효과가 치료를 중단한 뒤에도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펙수클루 치료를 마친 환자들은 약물 투여를 중단한 휴약기(Washout Period) 동안 증상 재발이 억제돼 낮은 VAS 점수(1.5점)를 유지했다. 이와 달리, 에스오메프라졸 치료를 마친 환자들은 증상이 다시 악화(3.4점)하는 양상을 보였다.
환자들의 선호도 역시 펙수클루정 쪽으로 기울었다. 에스오메프라졸을 먼저 복용한 후 펙수클루정으로 변경한 환자군에서 펙수클루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57.9%(19명 중 11명)에 달했으나, 에소메프라졸을 선호한 비율은 5.3%(19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36.8%(19명 중 7명)는 두 약물을 모두 선호한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펙수클루정이 단순한 후발 주자가 아닌, 기존 PPI 시장을 대체할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약물임을 임상 데이터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펙수클루정의 국내외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