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GC녹십자가 대표적인 경구용 항응고제 성분인 리바록사반을 이용한 흡입형 제제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전달체 분야 국제 학술지 'Pharmaceutics'는 GC녹십자가 약물전달체 개발 기업 피투케이바이오(P2Kbio) 및 충북대 약대와 함께 진행한 리바록사반의 무담체(Carrier-Free) 흡입형 건조 분말 제조 연구에 관한 논문을 최근 게재했다. 논문의 제목은 'Preparation of Carrier-Free Inhalable Dry Powder of Rivaroxaban Using Two-Step Milling for Lung-Targeted Delivery'다.
해당 연구는 폐색전증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폐표적 전달을 향상하면서 전신 노출을 최소화하는 리바록사반의 건조 분말 흡입 제형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했다. 피투케이바이오가 2022년 설립된 것을 고려할 때, 연구는 최근 3년 안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피투케이바이오는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 중점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케미컬 및 바이오의약품 제형화 기술, 폐흡입용 약물 전달기술,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 등을 개발 중인 기업이다.
리바록사반은 바이엘이 개발한 비비타민 K 길항제 계열 경구영 항응고제(NOAC) '자렐토'의 주성분이다. 국내에서는 슬관절 및 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성인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적응증으로 처음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다양한 적응증을 추가했는데, 2012년 폐색전증의 재발 위험 감소 적응증과 2013년 폐색전증 치료 적응증을 확보했다.
다만, 급성 폐색전증은 시급을 다투는 경우가 많은데, 리바록사반 경구용 제형은 복용 후 2.5~4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서 이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GC녹십자를 포함한 공동 연구진은 습식 분쇄(bead milling)와 제트 분쇄(jet milling)를 결합한 2단계 분쇄 방법을 적용해 리바록사반 무담체 건조 분말 흡입 제형을 만든 뒤 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랫드를 이용한 생체 내(in vivo) 실험에서 GC녹십자 등이 개발한 리바록사반 무담체 건조 분말 흡입 제형을 15분 동안 폐 투여한 결과 체내 약물 농도는 경구 투약했을 때보다 최소 5배, 최대 10배 높아졌고, 생체 이용률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진은 흡입형 제제를 이용한 폐 투여 방식이 위장이나 간에 의한 일차 통과 대사를 우회하고 폐의 넓은 표면적을 활용해 전신 흡수를 개선한 결과 더 빠른 흡수와 향상된 생체 이용률을 촉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흡입군의 우수한 약동학적 성능은 경구 투여보다 낮은 용량으로 폐표적 약물 농도를 동등하거나 더 높게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두드러진다"며 "이러한 결과는 폐 전달이 전신 노출을 줄이는 동시에 표적 부위의 약물 농도를 높여 폐색전증 치료에 더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타깃 조직인 폐에서의 약물 농도도 흡입형 제형이 더 높았다. 우선 폐의 경우, 경구용 제제는 5mg/kg 용량에서 15분 투여 시 0.92±0.52μg/g, 2시간 투여 시 0.63±0.62μg/g, 4시간 투여 시 0.97±0.12μg/g의 농도를 나타냈는데, 흡입형 제제는 경구용 제제의 절반 이하 용량인 2mg/kg에서 15분 투여 시 84.90±19.26μg/g, 2시간 투여 시 66.37±26.16μg/g, 4시간 투여 시 24.37±18.43μg/g의 농도를 기록하며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폐 조직에서의 약물 흡수(tissue uptake)는 흡입형 제제가 경구용 제제보다 무려 74배나 높았다.
경구용 제제와 같은 5mg/kg 용량의 흡입형 제제는 폐 분포 농도가 15분 투여 시 302.58±60.37μg/g, 2시간에 190.38±74.61μg/g, 4시간에 120.24±57.42μg/g로 더욱 높았으며, 폐에서의 약물 흡수는 경구용 제제와 비교해 251배를 웃돌았다.
연구진은 "리바록사반 흡입형 제제가 폐에서 약물 전달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저용량에서도 높은 국소 농도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리바록사반의 높은 폐 농도가 폐색전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 모델에서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유망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리바록사반의 낮은 수용성은 흡수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한계점으로 남아 있다"며 "향후 연구에서는 용해도 향상 전략을 모색하고, 관찰된 약동학적 이점이 포괄적인 약력학 평가를 통해 치료 효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NOAC은 기존 표준요법인 와파린 대비 비슷한 뇌졸중 예방 효과와 낮은 출혈 위험을 입증한 약제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NOAC을 선호하고 많이 사용하는 이유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요법으로 우선 권고하며, 지난 10년간 국내 임상 현장에서도 탁월한 뇌졸중 예방 효과로 많은 처방을 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바이엘의 자렐토, 다이이찌산쿄 '릭시아나(성분명 : 에독사반)', 베링거인겔하임 '프라닥사(성분명 : 다비가트란)', BMS·화이자의 '엘리퀴스(성분명 : 아픽사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