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성접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행정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Asports뉴스] 이진경 기자 = 최근 한국 축구계가 심판진의 연이은 구설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라운드 내 판정 시비와 소통 부재에 심판의 부적절한 언행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심판의 기본 자질은 물론 현장을 존중하는 태도마저 실종됐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특히 여자 실업축구 리그에서 발생한 막말 논란은 파장이 크다. 지난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맞대결에서 배선영 심판은 무선 교신 중 지소연(35·수원FC 위민)을 향해 성희롱성 발언을 내뱉었다. 이에 지소연이 거세게 항의했으나, 주심은 옐로카드로 응수하며 레드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위압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사태를 수습해야 할 대한축구협회(KFA) 심판팀은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협회 측은 "생리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으나, 실제로는 동일한 의미의 은어인 '걸스데이'를 쓴 사실이 밝혀졌다. 사실상 직접적인 단어만 피했을 뿐 핑계에 불과한 셈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수원FC 위민은 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KWFF)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공식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WK리그 경기에서 수원FC 위민 지소연(왼쪽)과 A심판. /사진=한국여자축구연맹 유튜브 영상 캡처
심판의 부적절한 언사는 과거에도 문제가 됐다. 최근 프로축구 1부(K리그1) 울산 HD와 전북 현대 경기 중 신경전 상황에서 한 심판이 이승우(28·전북 현대)를 가리켜 "원래 저런 애다. 저렇게 살게 내버려 두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큰 비판을 받았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소통 부재와 오심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일 프로축구 2부(K리그2) 수원 삼성과 충북청주FC의 맞대결 당시, 심판진과 비디오 판독(VAR) 심판 모두 수원의 명백한 페널티킥 기회를 놓쳤다. 경기 막판 역전골 역시 납득하기 힘든 파울 선언으로 무효 처리됐다.
이후 협회는 페널티킥 누락을 오심으로 인정하면서도 득점 취소 건에 관해 "프로토콜에 부합한다"며 원론적인 규정 해석만 앞세워 책임을 회피했다. 당시 항의하며 정중히 설명을 요구하는 구단 직원에게 퇴장부터 명령했던 주심의 고압적인 태도에 대한 사과 역시 끝내 없었다.
문진희 심판위원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상황을 통제해야 할 심판 수뇌부의 행보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문진희 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청문회 당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반말 섞인 답변을 하는 등 불량한 태도로 공분을 샀다. 한국이 16년간 월드컵 본선 심판을 배출하지 못한 이유를 묻자 "지면 심판을 욕하는 구조 때문"이라며 제도 탓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결국 '셀프 배정'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돌연 사직서를 내고 무책임하게 물러났다.
수뇌부의 도피성 사퇴, 끊이지 않는 오심과 독단적인 경기 운영, 그리고 선수를 존중하지 않는 막말까지 겹친 상황이다. 고질적인 불통과 권위주의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한국 축구 심판계를 향한 팬과 현장의 뼈아픈 불신은 당분간 쉽게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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