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던 유전성 희귀 질환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에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겨냥하는 유전자 치료 신약 '놈라보푸스프(Nomlabofusp)'가 오는 6월 미국 FDA 허가 신청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벌써 '기적의 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의료 현실을 반추해보면, 이 소식은 국내 환자들에게 기쁨보다 깊은 한숨을 안겨준다. 신약이 개발되어도 국내에 도입되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의 장벽'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혁신 신약이 출시된 후 국내 환자들이 급여 혜택을 받기까지는 평균 2년에서 길게는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놈라보푸스프'와 같은 희귀 질환 치료제는 대상 환자 수가 적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기가 까다롭고, 고가의 약가 때문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높은 문턱을 넘기가 매우 어렵다. 심장 기능 부전으로 전체 환자의 75%가 사망 위험에 노출된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 환자들에게 '경제성 평가'를 기다리는 것은 사실상 사형 선고와 다름없다.
물론 우리 정부도 수년 전부터 중증·희귀질환 약제를 대상으로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와 심평원, 건보공단의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등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수년이 흐른 지금도 현장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대상 약제로 선정되기 위한 조건이 기대여명 6개월~1년 미만 등으로 지나치게 까다로운 데다, 선정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아 실제 혜택을 받는 약제는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도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환자단체들에 따르면 1차 시범사업 약제들의 등재 소요 기간은 평균 14개월에 달했으며, 일부 약제는 자진취하 등의 이유로 등재까지 무려 24개월(721일)이나 걸리기도 했다. '병행 심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실제 체감 효과는 미미했던 셈이다. 2차 시범사업 역시 선정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식약처 허가조차 나지 않는 품목이 속출하는 등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놈라보푸스프'처럼 당장 기대여명이 수개월 내로 급박하지는 않더라도 신경과 심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질환의 경우, 현재의 엄격하고 불투명한 시범사업 기준으로는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과거의 시범사업 틀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선등재 후평가' 제도를 전면 확대하고 환자 접근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파격적인 제도 정착을 서둘러야 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신약 상용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지금, 우리 정부도 환자들의 '생존 카운트다운'을 멈추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할 때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