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백인운 교수[헬스코리아뉴스 / 백인운] 겨울철 추운 날씨로 손발이 차가워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이들이 많다. 단순히 수족냉증으로 여기기 쉽지만, 손이나 발이 하얗게 변하고 저림과 통증이 동반된다면 레이노 현상(Raynaud's phenomenon)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레이노 현상은 19세기 프랑스 의사 모리스 레이노(Maurice Raynaud)가 처음 보고한 질환으로,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피부색이 변하는 현상이다.
# 하얗고 푸르고 붉게... 3단계 피부색 변화의 특징
레이노 현상이 나타나면 혈액 공급이 감소해 피부가 하얗게 변한 뒤,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푸르게 변하고, 이후 혈관이 다시 확장되며 붉은색으로 변하는 이른바 '3단계 피부색 변화'가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저림, 통증, 감각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수족냉증은 단순히 손발이 차가운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레이노 현상은 피부색 변화가 뚜렷하고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 원인에 따른 일차성과 이차성 구분... 합병증 위험 달라
레이노 현상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레이노 현상은 기저 질환 없이 발생하는 경우로 전체 환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대부분 모든 손가락을 침범하고 양손에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통증이 비교적 경미하고 합병증 위험이 낮은 편이다.
반면 이차성 레이노 현상은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약물이 존재하는 경우로, 이때는 '레이노 증후군'으로 구분해 부른다. 전신경화증, 전신홍반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 질환이나 특정 약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는 혈관 손상과 구조적 변화가 동반돼 증상이 더 심하고 피부 괴사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정확한 진단과 생활 속 예방법
따라서 손발이 반복적으로 창백해지거나 색이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초기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서 피부색 변화 양상과 통증 여부 확인, 자가항체 혈액검사, 손톱 주름 모세혈관 현미경 검사 등이 시행된다.
증상이 경미한 일차성 레이노 현상은 보존적 관리만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레이노 현상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한랭 노출을 최소화하고, 외출 시 장갑이나 두꺼운 양말을 착용하는 등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증상이 잦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혈관 확장을 돕는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차성 레이노 현상은 기저 질환 치료와 함께 혈류 개선을 위한 약물치료가 병행된다. 니코틴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금연은 필수다. 커피나 초콜릿 등에 함유된 카페인 역시 혈관 수축을 유발할 수 있어 커피나 초콜릿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백인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