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다지던 휴온스의 미국 수출 전선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 이후 수령한 '폼 483(Form 483)' 지적 사항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대규모 자발적 리콜과 함께 통관 보류라는 악재를 동시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20일 헬스코리아뉴스 취재에 따르면, 휴온스는 최근 자사가 미국으로 수출한 '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주(Lidocaine HCl injection)', '부피바카인염산염주(Bupivacaine Hydrochloride)', '0.9% 생리식염수주사액(0.9% Sodium Chloride Injection)' 등에 대해 자발적 리콜에 돌입했다.
이번 리콜 대상 물량은 1% 리도카인 50mg/5mL 제품 약 3359만 앰플 및 2365만 바이알, 0.75% 부피바카인 15mg/2mL 제품 약 326만 앰플, 그리고 0.9% 생리식염수주사액 10mL 제품 712만 앰플 등이다.
주목할 점은 FDA가 공개한 리콜 사유다. 해당 품목들의 리콜 사유는 '무균성 보증 부족(Lack of Assurance of Sterility)'이다. '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주', '부피바카인염산염주', '0.9% 생리식염수주사액' 등 3개 제품은 미생물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사후멸균공정 또는 무균 공정 방식으로 생산되는 제품인데, 미국에 수출된 제품의 경우 현재 무균 상태가 완벽하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휴온스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와 통화에서 "잠재적 위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에 유통 중인 제품들에 대해 미국 FDA에 자발적 리콜을 제안했다"며 "FDA도 휴온스의 제안에 동의해 현재 자발적 리콜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자진 리콜을 진행하는 주사제(앰플·바이알)의 물량은 6764만여개에 달한다. 이들 주사제의 미국 판매 가격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개당 1달러로만 책정해도 그 규모가 1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번 자진 리콜에 따른 손해액을 어느 정도나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으로, 회사가 감당해야 할 재정적 부담이 작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FDA 실사 '후폭풍' … 발목 잡힌 美 수출 전선
사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실시된 FDA의 휴온스 충북 제천 공장 실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FDA는 실사 직후 휴온스에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위반 사항을 지적하는 '폼 483' 문서를 발부한 바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당시 FDA는 휴온스가 생산하고 유통해온 미국 수출의약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 과정에서 일부 데이터 시스템 운영 수준이 FDA의 최신 우수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cGMP)에 다소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류상 무균성 데이터를 완벽히 증명하지 못한 것이 실제 오염 여부와 관계없이 '무균성 보증 부족'이라는 엄격한 잣대 적용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폼 483에서 지적받은 사항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FDA는 이달 초 휴온스의 주요 수출 제품들에 대해 '수입 경보(Import Alert 66-40)' 조치까지 단행한 상태다.
해당 수입 경보는 미국의 cGMP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의 의약품에 대한 물리적 검사 없는 억류(Detention Without Physical Examination of Drugs From Firms Which Have Not Met Drug GMPs)를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cGMP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는 제조사의 제품을 미국 통관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보류하고 억류하는 강력한 행정 조치다. 이로 인해 휴온스의 주력 수출 품목인 리도카인과 부피바카인 등은 현재 미국 내 통관이 보류된 상태다.
해당 제품군의 미국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78억 원 수준이다. 휴온스 전체 매출이 6208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FDA의 통관 보류가 장기화할 경우 그동안 쌓아온 성장 기반과 시장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휴온스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자사 주사제의 미국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현재 FDA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휴온스는 상황을 인지한 직후 원인 파악을 시작으로 '시정 및 예방 조치(CAPA)' 계획을 수립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며 "글로벌 GMP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해 지속적인 시스템 시정 및 개선 조치를 진행하고, 시정조치 보고서 제출 등 시설 개선 조치를 마친 후 통관 보류 리스트 해제를 FDA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