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사옥. 2025년 상위 10개 원료의약품 수출액 가운데 74.1%를 셀트리온의 원료의약품이 차지했다.[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 상위 10대 품목의 수출액은 10억 9537만 달러(1조 4654억 원)로, 전년(2024년·11억 6152만 달러)보다 6615만 달러(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10억 9782만 달러·1조 4687억 원)보다도 245만 달러(33억 원, 0.2%) 감소한 것이다. 상위 10대 품목 수출액의 74.1%(8억 1200만 달러)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원액 4개가 차지했다.
본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생산 및 수출입 실적' 가운데 원료의약품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2025년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원료는 셀트리온의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원액이었다. 6억 1168만 달러(8183억 원)로, 상위 10대 품목 합계의 55.8%를 차지했다.
램시마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원액은 인천 송도의 셀트리온 공장에서 만들고, 일부는 스위스 론자(Lonza)의 싱가포르 공장에 위탁생산을 맡긴다. 론자가 만든 물량도 셀트리온 제품으로 출하된다.
램시마 원액 수출액은 2023년 5억 9012만 달러에서 2024년 5억 6328만 달러로 4.5% 줄었다가 2025년 6억 1168만 달러로 8.6% 늘며 3년 내내 1위를 지켰다.
2위는 SK피아이씨글로벌(SK picglobal)의 '프로필렌글리콜'이 차지했다. 의약품에서 유효성분을 녹이는 용제나 보습제로 쓰는 첨가제로, 화장품과 식품에도 두루 들어간다.
'프로필렌글리콜'의 지난해 수출액은 1억 1188만 달러로, 2023년(1억 1325만 달러)과 2024년(1억 2381만 달러)에 비해 각각 1.2%, 9.6% 줄었다. 이 원료는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원액을 제외하면 수출액이 1억 달러를 넘는 유일한 품목이다.
3위는 셀트리온의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원액이다. 허쥬마는 로슈(Roche)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수출액은 2023년 4356만 달러에서 2024년 8652만 달러, 2025년 9236만 달러로 2년 연속 늘었다.
4위는 '램시마' 피하주사제용 원액이다. 2023년 1억 687만 달러로 3위였다가 2024년 상위 10위에서 빠졌고, 2025년 7667만 달러로 다시 10위권에 진입했다.
5위는 롯데정밀화학의 '히프로멜로오스 2910'이다. 정제 코팅과 캡슐 기제로 쓰는 셀룰로스계 첨가제로, 수출액은 2023년 6540만 달러에서 2024년 6149만 달러, 2025년 5791만 달러로 2년 연속 줄었다.
6위는 셀트리온의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원액이다. 트룩시마는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맙테라(성분명: 리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원액 수출액은 2023년 6650만 달러에서 2025년 3129만 달러로 급감했다.
7위는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하이텍팜의 카바페넴계 항생제 원료 '에르타페넴나트륨'이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일부 내성균 감염 등의 치료에 쓰인다. 에르타페넴나트륨은 2024년 2877만 달러로 처음 10위권(8위)에 들어온 뒤 2025년 2974만 달러로 7위에 올랐다.
8위는 '클라불란산칼륨'이다. 항생제 '아목시실린'과 함께 복합제로 쓰이는 성분으로, 세균이 만드는 항생제 분해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아목시실린의 효과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수출액은 2023년 3056만 달러, 2024년 3081만 달러, 2025년 2850만 달러로 3년 내내 10위권에 들었다. 국내에서는 종근당바이오가 이 원료를 주력 수출 품목으로 생산한다.
9위는 대웅바이오의 간장약 원료 '우르소데옥시콜산'이다. 대웅제약 '우루사'의 주성분으로, 수출액은 2023년 2742만 달러, 2024년 3492만 달러, 2025년 2819만 달러를 기록했다.
10위는 롯데정밀화학의 '히프로멜로오스 2906'이다. 5위 '히프로멜로오스 2910'과 같은 셀룰로스계 첨가제로, 두 품목은 화학적 치환기 함량을 구분하는 규격이 다르다. 수출액은 2023년 2356만 달러, 2024년 2404만 달러, 2025년 2714만 달러로 2년 연속 늘었다.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원액은 2023년 3057만 달러에서 2024년 1억 8359만 달러로 약 6배 늘었다가 2025년 상위 10대 품목에서 빠졌다. 유플라이마는 애브비(AbbVie)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록소프로펜나트륨수화물'도 2024년 2429만 달러로 9위에 올랐다가 이듬해 10위권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셀트리온, 미국엔 완제품·유럽엔 원액 수출
바이오의약품은 원액과 완제로 나뉜다. 세포배양으로 항체 단백질을 만들어 정제한 상태가 원액이고, 이를 제형에 맞게 조제해 바이알이나 프리필드시린지 등에 충전하고 포장한 것이 완제다.
셀트리온은 같은 제품이라도 미국에는 완제품으로, 유럽에는 원액으로 내보낸다. 유럽에서는 현지 적격자(Qualified Person·QP)가 배치별로 품질을 확인하고 출하를 승인해야 한다. 한국에서 충전·포장까지 마친 완제품을 보내도 현지에서 품질시험과 출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셀트리온은 원액을 보내 현지 업체가 충전·포장을 거쳐 출하하도록 하는 방식을 쓴다.
유럽에서 셀트리온 제품의 최종 출하 승인을 맡는 곳은 누비산(Nuvisan)의 독일·프랑스 법인, 스페인 키모스(Kymos), 독일 미다스 파마(Midas Pharma)다. 모두 셀트리온 계열이 아닌 현지 업체다. 인플릭시맙·리툭시맙·트라스투주맙이 같은 구조이며, 판매는 셀트리온 유럽 법인이 맡는다.
미국은 유럽의 QP 인증과 같은 현지 출하 승인 의무가 없어 인플릭시맙·리툭시맙·트라스투주맙 모두 셀트리온이 완제품까지 만들고, 화이자(Pfizer)와 테바(Teva) 등 현지 파트너가 유통을 맡는다.
원액으로 수출한 물량은 원료의약품 수출 실적에, 완제품으로 수출한 물량은 완제의약품 수출 실적에 각각 반영된다. 따라서 이번 원료의약품 수출 순위에는 셀트리온이 완제품으로 수출한 실적은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