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유영제약 사옥. 유영제약은 글로벌 3상 단계의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 후보물질 'ENERGI-F703DFU'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은 MOU 단계다. [헬스코리아뉴스 자료 사진][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유영제약이 현재 미국과 대만에서 글로벌 3상이 진행 중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 후보물질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대상은 대만 에너제네시스 바이오메디컬(Energenesis Biomedical)이 개발 중인 국소 도포형 소분자 치료제 'ENERGI-F703DFU'다.
에너제네시스는 5일 유영제약과 ENERGI-F703DFU의 한국 개발·허가·상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향후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할 예정이다.
본계약이 성사되면 유영제약은 ENERGI-F703DFU의 국내 개발과 허가,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에너제네시스는 현재까지 확보한 임상자료와 글로벌 3상 데이터를 제공하고, 유영제약은 국내 임상·허가와 판매망을 활용하는 구조다.
ENERGI-F703DFU는 0.02% 아데닌(adenine)을 함유한 외용 젤이다. 세포 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AMP 활성화 단백질 키나제(AMPK)를 활성화해 상처 부위의 아데노신삼인산(ATP) 수준을 높이고, 상피세포 이동과 조직 회복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상처가 잘 낫지 않고 감염과 괴사로 이어질 경우 절단 위험까지 높아지는 대표적인 당뇨병 합병증이다. 상처 치료와 감염 관리, 압력 제거, 혈류 개선 등이 기본 치료법으로 쓰이지만 궤양 회복을 촉진할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크다.
ENERGI-F703DFU의 현재 개발 단계는 3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2년 10월 ENERGI-F703DFU의 3상 임상시험계획(IND)에 대한 30일 검토를 마쳤고, 에너제네시스는 2023년 5월 첫 환자 등록을 시작했다. 대만 규제당국도 같은 해 6월 3상 진행을 승인했다.
공개 임상등록정보에 따르면 3상은 Wagner grade 1~2(궤양이 피부·피하조직 또는 힘줄·관절막까지 침범한 단계)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환자는 ENERGI-F703DFU군과 위약 젤군에 1대 1로 무작위 배정되며, 16주 치료 후 완전한 궤양 폐쇄율을 비교한다. 현재 임상등록정보상 시험 상태는 모집 중으로 표시돼 있다.
앞선 2상에서는 해석이 엇갈렸다. 대만 8개 의료기관에서 당뇨병성 족부·하지궤양 환자 141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무작위·이중눈가림 시험에서 전체 ITT(Intention-To-Treat, 무작위 배정된 모든 환자를 최초 배정군 기준으로 분석하는 방식) 분석군의 완전 궤양 폐쇄율은 ENERGI-F703DFU군 36.7%, 대조군(위약군) 26.2%였다. 두 군의 차이에 대한 95% 신뢰구간은 -6.74~26.23%로, 전체 분석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우월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특정 환자군에서는 효과가 뚜렷했다. Wagner grade 1~2 환자를 대상으로 한 PP(Per-Protocol, 임상시험 계획서 준수 환자군) 분석에서 완전 궤양 폐쇄율은 ENERGI-F703DFU군 48.0%, 대조군 20.8%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25). 궤양이 완전히 닫히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치료군에서 짧았다.
에너제네시스는 최근 발표에서 현재 3상 선정기준과 일치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2상 데이터를 사후 분석한 결과, 완전 궤양 폐쇄율이 ENERGI-F703DFU군 36.7%, 대조군 9.1%였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 역시 사전에 정한 1차 분석이 아니라 사후 분석이라는 점에서 3상 확증 결과가 중요하다.
유영제약이 국내 도입을 추진하는 시점에서 가장 큰 변수도 3상 결과다. 회사 측은 향후 국내 허가 과정에서 3상 임상자료를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공개 임상등록에는 결과가 게시되지 않았다. 실제 국내 허가와 상업화 여부는 글로벌 3상 결과와 양사의 본계약 체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