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국화이자제약이 카보플라틴 성분 항암 주사제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해당 시장은 보령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 2개 제약사 공급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화이자카보플라틴주10mg/mL'에 대한 공급 중단을 보고했다. 공급 중단 예정 일자는 내년 3월 30일이다.
화이자카보플라틴주는 화이자의 자회사인 호스피라의 호주 법인(Hospira Australia Pty Ltd.)로부터 수입하던 완제의약품이다.
한국화이자제약 측은 "글로벌 제품 포트폴리오 운영 전략 검토에 따른 제조 및 공급 지속 가능성, 그리고 국내외 수요 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카보플라틴주의 국내 카보플라틴 성분 주사제 시장 점유율은 5.7%(아이큐비아 기준) 수준이다. 현재 보령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 2개 제약사가 동일 성분 주사제를 유통하고 있는 만큼, 이번 공급 중단이 환자 치료 연속성과 공급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한국화이자제약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의약품 유통업체와 의료기관에 화이자카보플라틴주의 공급 중단 사실을 사전 안내하고, 의료진이 대체 치료제를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2세대 백금계 핵심 항암제 … 시장은 보령·유나이티드 '양강' 압축
카보플라틴은 1세대 백금계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의 신장 독성과 구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2세대 백금계 항암제다. 진행성 난소암과 소세포폐암을 비롯해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고형암 1차 표준 치료 요법의 기본 약제로 사용되며,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도 등재돼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1세대 백금계 항암제인 시스플라틴 주사제가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을 뿐, 카보플라틴 주사제는 아직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유지하고 있는 카보플라틴 성분 주사제는 총 5개다. 이 중 대한뉴팜의 '카보틴주'와 한국코러스의 '칸플라틴주'는 수출용으로만 허가돼 국내 유통이 불가능하다.
실제 국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원내 처방 시장에서 유통되는 품목은 보령의 '네오플라틴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카보티놀주사', 한국화이자제약의 '화이자카보플라틴주' 등 3개 품목이다.
국내 카보플라틴 주사제 시장은 자연스럽게 보령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2개사 경쟁 구도'로 좁혀지게 됐다.
보령은 1991년 품목허가를 획득한 네오플라틴주를 앞세워 국내 카보플라틴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7년 간 네오플라틴주의 연간 생산실적은 적게는 40억 원, 많게는 80억 원 수준으로, 경쟁 품목인 카보티놀주사(5~17억 원)나 화이자카보플라틴주(1~7억 원, 수입실적 기준)보다 높다.
유럽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EU-GMP)을 인증받은 보령의 충남 예산캠퍼스 내 항암주사제 전용 생산라인은 연간 600만 바이알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해당 생산라인의 올해 2분기 기준 가동률은 71%로, 아직 상당한 여유가 있는 만큼 차후 화이자 이탈 물량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역시 1992년 카보티놀주사의 품목허가를 취득한 이후 원내 항암제 시장에 꾸준히 제품을 공급해 왔다. 세종공장에 항암 주사제 라인을 가동 중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다카르바진 성분 국가필수의약품인 '디티아이주'의 공급을 정상화하는 등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이탈로 시장이 양강 체제로 굳어진 가운데, 보령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필수 항암제 공급망의 버팀목 역할을 차질 없이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