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오틱스가 개발 중인 박테리오파지 치료제 후보물질 'MP101'이 급성 녹농균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첫 센티넬 환자군의 72시간 안전성 평가를 마쳤다. MP101은 녹농균을 공격하는 두 종류의 박테리오파지를 조합한 후보물질이다. (AI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국내에서 처음 임상에 진입한 박테리오파지 신약 물질이 사람 대상 첫 안전성 관문을 통과했다.
2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오틱스(MicrobiotiX)가 개발 중인 'MP101'은 급성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첫 센티넬(sentinel) 환자군의 투여 후 72시간 안전성·내약성 평가를 마쳤다. 센티넬 환자군은 전체 환자에게 투여하기 전 소수에게 먼저 약물을 투여해 초기 안전성을 확인하는 환자군이다.
임상시험 진행을 제한할 만한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후속 환자 등록이 진행되고 있다.
MP101은 특정 세균을 공격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치료제로 개발한 신약이다. 박테리오파지는 사람의 세포가 아니라 세균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다. 표적 세균에 달라붙어 유전물질을 주입한 뒤 세균 안에서 증식하고, 마지막에는 세균을 터뜨려 죽인다.
MP101이 겨냥하는 녹농균은 병원 내 폐렴이나 혈류감염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이다. 특히 중환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서 감염 문제가 커질 수 있고,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 치료 선택지가 줄어든다.
쉽게 말해 MP101은 '세균을 잡는 바이러스'를 약으로 이용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녹농균 감염에 대응하려는 치료제다.
녹농균 겨냥한 파지 2종 조합
MP101은 녹농균을 공격하는 용균성 박테리오파지 'MXP1001'과 'MXP1002'를 조합한 칵테일 제제다.
박테리오파지는 종류에 따라 공격할 수 있는 세균이 다르다. 같은 녹농균이라도 균주에 따라 하나의 파지가 듣지 않을 수 있다. MP101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파지를 함께 투여해 공격할 수 있는 녹농균의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4년 항생제 내성 녹농균을 새로운 치료법 개발 필요성이 높은 '고위험(high priority)' 우선순위 병원체로 분류했다.
파지 치료가 주목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기존 항생제와 다른 방식으로 세균을 제거하기 때문에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내성균 감염에서 새로운 치료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파지마다 공격할 수 있는 세균 범위가 제한적이고 세균 역시 파지에 내성을 획득할 수 있어 여러 파지를 섞거나 기존 항생제와 병용하는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18명 대상…녹농균 감소 여부도 확인
이번 1상은 국내 약 6개 임상시험 기관에서 급성 녹농균 폐렴 성인 환자 약 18명을 대상으로 하는 무작위배정·이중눈가림·위약대조 시험이다.
환자는 저용량군과 고용량군으로 나뉘며 기존 표준 항생제 치료에 MP101 또는 위약을 추가해 정맥으로 한 차례 투여받는다. 저용량군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고용량군으로 넘어가는 순차 증량 방식이다.
환자는 투여 후 8일까지 입원 상태에서 안전성과 약동학·약력학(PK/PD)을 평가받고 15일과 29일에도 추적 관찰을 받는다.
연구진은 이상반응뿐 아니라 혈액과 객담에서 MP101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객담 속 녹농균 양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도 평가한다. 녹농균이 MP101과 병용 항생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도 확인한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2022년 MP101 후보물질을 도출해 전임상 개발을 시작했으며 이후 자체 박테리오파지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2025년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뒤 올해 첫 환자 투여에 들어갔다.
첫 센티넬 환자군의 72시간 안전성 평가가 마무리되면서 MP101은 후속 환자 투여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다음 확인 지점은 환자가 늘어난 뒤에도 안전성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객담 속 녹농균 감소라는 초기 항균 활성 신호가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