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예상 밖의 백내장 증가로 한때 개발이 중단됐던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신약이 다시 임상 3상에서 성과를 냈다. 기존 치료제인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와 비교해 1년 시력개선 효과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절반이 넘는 환자는 투여간격을 6개월까지 늘렸다.
미국 코디악 사이언시스(Kodiak Sciences)는 28일(현지시간)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AM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DAYBREAK' 임상 3상에서 '젠쿠다(Zenkuda, 성분명 타르코시맙 테드로머·tarcocimab tedromer)'와 '타비라푸스프 알파 테드로머(tabirafusp alfa tedromer·KSI-501)'가 모두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물질은 치료 1년 시점 최대교정시력(BCVA) 개선 효과에서 아일리아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젠쿠다의 1차 평가지표 p값은 0.0007, 타비라푸스프 알파 테드로머는 0.0036이었다.
젠쿠다 환자 54%, 24주 간격 투여
DAYBREAK는 치료 경험이 없는 습성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젠쿠다와 타비라푸스프 알파 테드로머를 아일리아와 각각 비교한 비열등성 임상이다.
젠쿠다군은 처음 4개월 동안 매달 약물을 투여한 뒤 망막액 유무에 따라 4주에서 최대 24주 간격으로 투여주기를 조정했다. 아일리아군은 허가된 용법에 따라 투여했다.
그 결과 젠쿠다는 40주, 44주, 48주의 평균 BCVA 변화를 기준으로 한 1차 평가지표에서 아일리아에 비열등한 시력개선 효과를 보였다. 초기 집중투여 기간에는 시력과 망막액 감소에서도 아일리아와 비슷하거나 일부 지표에서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1년 시점 젠쿠다 투여 환자의 54%는 투여간격을 24주, 약 6개월까지 늘릴 수 있었다.
젠쿠다(타르코시맙 테드로머)는 DAYBREAK 3상에서 엄격한 망막액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1년 시점 환자의 54%가 24주 간격 투여에 도달했다. 5~6개월 투여간격을 유지한 환자는 62%였다. [자료=코디악 사이언시스]코디악은 망막 광간섭단층촬영(OCT)에서 액체가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다시 약물을 투여하는 엄격한 'treat-to-dryness' 기준을 적용했다. 투여 횟수를 줄이기 위해 재치료 기준을 느슨하게 설정한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안전성에서도 과거 개발 중단의 계기가 됐던 백내장과 관련해 눈에 띄는 결과가 나왔다. 젠쿠다군에서는 안구내 염증이 발생하지 않았고, 백내장 이상반응 발생률은 0.5%였다. 아일리아군은 0.9%였다.
타비라푸스프 알파 테드로머 역시 시력개선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망막의 해부학적 개선을 평가한 주요 2차 평가지표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01). 이 약물의 안구내 염증 발생률은 0.4%였으며 백내장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백내장 증가에 멈췄던 개발 다시 살아나
코디악은 2023년 당뇨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GLEAM과 GLIMMER 3상에서 당시 타르코시맙으로 불리던 젠쿠다가 아일리아에 대한 시력개선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하자 개발을 중단했다.
당시 타르코시맙군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백내장 발생률이 관찰됐다. 코디악은 백내장 증가가 시력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고, 개발 프로그램 전반을 재검토했다.
그러나 같은 후보물질을 평가한 다른 임상에서는 백내장 불균형이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 코디악은 추가 임상자료와 원인 분석을 거쳐 같은 해 개발을 재개했다.
이후 젠쿠다는 습성 황반변성 2건, 당뇨망막병증 2건, 망막정맥폐쇄에 따른 황반부종 1건 등 모두 5건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확보했다. 이번 DAYBREAK 결과는 개발 중단과 재개를 거친 젠쿠다가 FDA 허가신청 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는 근거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구 내 반감기 약 20일…기존 치료제의 약 3배
젠쿠다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억제하는 항체-바이오폴리머 접합체다. 코디악의 자체 항체-바이오폴리머 접합체(ABC) 플랫폼을 적용해 약물이 안구 조직에 오래 머물도록 설계했다.
젠쿠다는 즉각적인 VEGF 억제를 담당하는 자유 항체 단백질과 고분자 바이오폴리머에 결합된 항체를 함께 이용한다. 빠른 초기 효과와 장기간 약효 지속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구조다.
코디악에 따르면 사람의 안구 내 평균 반감기는 약 20일로 기존 허가된 항-VEGF 치료제의 약 3배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환자별로 월 1회에서 최대 6개월까지 투여간격을 조절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타비라푸스프 알파 테드로머는 VEGF와 염증에 관여하는 인터루킨-6(IL-6)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표적 치료제다. 코디악은 이번 DAYBREAK 결과를 토대로 IL-6 억제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는 습성 황반변성 환자군을 찾기 위한 사후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후보물질은 당뇨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ALTO' 3상에도 진입했다. ALTO는 VEGF만 억제하는 아일리아와 비교해 VEGF와 IL-6를 동시에 차단하는 타비라푸스프 알파 테드로머가 더 우수한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지 평가한다.
코디악은 DAYBREAK를 포함해 확보한 5건의 긍정적인 3상 결과를 토대로 올해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젠쿠다의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BLA)을 제출할 계획이다.
허가신청에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정맥폐쇄에 따른 황반부종 등 3개 적응증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DAYBREAK 발표는 톱라인 결과다. 코디악은 젠쿠다와 아일리아의 구체적인 평균 BCVA 변화량 등 세부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결과는 1년 시점 시력개선 효과의 비열등성과 투여 지속성, 주요 안전성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