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 제공=쿠팡) [CEO랭킹뉴스 김영민 기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객 이탈을 겪었던 쿠팡이 주요 고객 지표를 회복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사고 당시 감소했던 고객 지출 대부분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와우 멤버십 회원 수도 사고 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 지표와 매출이 개선되는 것과 달리 수익성은 악화됐다. 과징금이 실적에 반영된 데다 물류비용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성장세를 이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로켓배송·물류 투자로 성장 기반
김 의장은 쿠팡 창업 이후 빠른 배송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물류센터와 배송망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상품 판매와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구조를 구축했다.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에는 물류 인프라뿐 아니라 쿠팡이츠와 대만·일본 등 신규 시장에도 투자를 확대했다.
김 의장은 2021년 국내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쿠팡Inc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올해는 국내 규제 문제에서도 김 의장의 이름이 부각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 이후 관련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최종 판단은 남아 있다.
활성 고객 2470만명으로 증가
쿠팡에 따르면 2분기에는 고객 관련 지표가 개선됐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을 제외하면 고객 지출이 전년 동기보다 16% 늘었다고 밝혔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도 2470만명으로 1분기보다 80만명 증가했다.
외부 조사에서도 소비 규모가 증가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7월 쿠팡의 결제추정금액은 6조11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6% 늘었다. 쿠팡이츠를 합친 두 서비스의 결제추정금액은 7조29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제추정금액은 카드 결제액을 바탕으로 산출한 외부 지표인 만큼 쿠팡의 실제 매출과는 차이가 있다.
쿠팡Inc의 2분기 연결 매출은 88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은 10%였다.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74억2500만달러로 달러 기준 1%, 고정환율 기준 8% 늘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5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1억4900만달러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순손실은 5억7000만달러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약 4억1000만달러 규모 과징금이 비용으로 반영된 영향이 컸다. 과징금을 제외한 조정 영업손실은 1억4600만달러로 1분기보다 감소했다.
김 의장은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졌지만 물류 처리 능력은 줄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송 서비스를 유지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 제공=쿠팡) 대만·쿠팡이츠 수익성 관건…개인정보 사고 이후 신뢰 회복 과제
쿠팡은 국내 핵심 사업 외에 대만과 쿠팡이츠 등을 성장 분야로 제시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국내 물류 운영 경험을 활용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김 의장은 한국에서 4년이 걸린 서비스를 대만에서는 1년 만에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의 7월 결제추정금액은 1조18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1% 증가했다. 음식배달 외에 비식품 상품 배달로 서비스를 넓혔으며 일본에서는 온디맨드 배달 서비스 로켓나우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사업은 거래 규모 확대뿐 아니라 수익성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 해외 사업과 배달 서비스에 투입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매출 증가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고객 지표가 반등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사고가 남긴 신뢰 문제까지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개인정보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사고 이후 제기된 우려에 대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 규제 관련 부담도 남아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공정위의 납품업체 거래 및 와우회원 관련 광고 등을 둘러싼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법적 판단 역시 변수다. 결과에 따라 김 의장의 국내 규제상 책임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쿠팡Inc는 3분기 매출 성장률을 고정환율 기준 8~9%로 전망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조정 EBITDA 마진은 2027년 중반까지 사고 이전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고객 지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규제 대응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외형 성장보다 고객 유지와 수익성 개선이 실제 경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