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화 삼성화재 대표 [CEO랭킹뉴스 김승준 기자] 삼성화재가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관리하는 한편 해외사업과 헬스케어 등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국내 손해보험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면서 해외에서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고 신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것이 이문화 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삼성화재의 신용등급을 ‘AA’로 높이면서 재무적 기반도 강화됐다.
장기보험·자동차보험 수익성 관리
이 대표는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CPC전략실장, 전략영업본부장, 일반보험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2년 삼성생명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23년 12월 삼성화재 대표이사로 내정되며 복귀했다. 이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대표 취임 이후 이 대표는 외형 성장보다 보험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장기보험에서는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뿐 아니라 계약별 수익성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과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 운영과 영업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적에서도 보험종목별 수익성 개선이 나타났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자동차보험은 상반기 누적 기준 흑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보험손익은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다만 상반기 신계약 CSM은 감소했다. 삼성화재는 전속채널 확대 등을 통해 하반기 신계약 기반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본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해외사업과 신사업에 투입할 재원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S&P ‘AA’ 등급…해외사업 투자 기반 마련
S&P는 최근 삼성화재의 장기보험금지급능력 평가등급과 발행자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상향했다. ‘AA’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S&P는 삼성화재의 자산·부채관리(ALM), 자본적정성, 안정적인 수익성과 내부 자본창출 능력 등을 등급 상향 배경으로 제시했다.
재무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화재는 영국 로이즈 소속 전문보험사 캐노피우스(Canopius)를 거점으로 북미 시장을 확대하고, 삼성Re를 통해 사이버보험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의 아시아 사업을 넓힐 계획이다.
해외사업의 수익 기여도를 높이는 것은 이 대표의 중장기 목표와도 연결된다. 이 대표는 2030년까지 세전이익 5조원 이상, 기업가치 30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 보험사업에서 확보한 이익을 해외시장과 연결해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과제다.
헬스케어·기업보험으로 영역 확대
이 대표는 보험금 지급을 중심으로 한 기존 보험사의 역할에서 벗어나 건강관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강북삼성병원과 만성질환 관리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라이프케어 이노베이션센터’를 공동 운영하며 건강검진과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만성질환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개인별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이를 기반으로 보험과 건강관리를 결합한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고객DX혁신실을 중심으로 영업과 고객 대응 과정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자동차보험에서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운영과 영업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반보험에서는 사이버보험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안전 등 기업의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는 분야를 확대한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위험 관리 원칙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 기회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코리아 인터내셔널 인슈어런스 컨퍼런스(KIIC) 2026’에 리드스폰서로 참여했다. 올해 행사에는 27개국 175개사에서 1300여명의 보험 전문가가 참석했다.
이 대표의 경영 성과는 국내 보험사업의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해외와 신사업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국내 손해보험 시장 1위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을 관리하고 캐노피우스와 삼성Re를 통한 해외사업의 이익 비중을 높여야 한다. 헬스케어와 데이터 사업 역시 서비스 확대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수익원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는 것과 해외사업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며 “본업에서 확보한 자본력과 사업 경험을 해외와 신사업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중장기 성과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