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 판교 신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휴온스가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르바스타틴(atorvastatin)과 고혈압 치료제 텔미사르탄(telmisartan)을 한 알에 담은 복합제(개량신약) 개발에 나선다. 지난 7월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지 2개월 만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된 제품이 없는 조합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휴온스는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만 19~55세 건강한 성인 28명을 대상으로 'HUC2-744'의 임상 1상을 진행한다. 아토르바스타틴과 텔미사르탄을 각각 단독 투여한 경우와 병용 투여했을 때의 체내 노출량을 비교하는 공개·고정순서·3시기 약물상호작용(DDI) 시험이다. 임상시험 예상기간은 올해 9월부터 2027년 11월까지다.
왜 아토르바스타틴·텔미사르탄 조합을 노리나
고혈압약과 이상지질혈증약을 한 알에 담은 복합제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텔미사르탄의 경우 로수바스타틴과 결합한 유한양행 '듀오웰(성분명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이 2014년 출시된 이후 여러 제약사가 같은 조합의 제품을 내놓았다. 여기에 암로디핀까지 더한 3제 복합제도 시장에 나와 있다.
아토르바스타틴을 포함한 사르탄 계열 복합제도 다수가 개발됐다. HK이노엔의 3제 복합제 '엑스원에이(성분명 발사르탄·암로디핀·아토르바스타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르탄 계열과 아토르바스타틴 두 성분으로만 묶은 제품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대표적인 제품이 2013년 출시된 한미약품 '로벨리토(성분명 이르베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다. 이 제품은 현재 연매출 100억 원을 넘는 블록버스터로 자리잡고 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함께 나타나는 환자가 적지 않고 두 계열 약물이 각각 널리 처방되고 있지만, 아토르바스타틴과 사르탄을 묶은 2제 복합제 선택지는 많지 않은 셈이다. 휴온스가 아직 국내에 제품이 없는 텔미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조합을 택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는 제형 설계가 간단하지 않다. 한미약품 로벨리토에도 경질탄산마그네슘 등 여러 첨가제가 사용된다. 두 성분의 안정성과 용출 특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텔미사르탄 역시 물에 잘 녹지 않는 난용성 약물이다. 상용 제제에서는 용해도를 높이기 위해 알칼리성 첨가제를 사용하는 등 별도의 제제 기술이 활용된다.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 두 성분을 하나의 정제로 만들면서 각각의 용출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제형 설계 자체가 개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 조합은 이미 다수 제품이 경쟁하고 있지만, 텔미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조합은 국내 허가 제품이 없다. 휴온스가 먼저 개발에 성공하고 제제 기술과 관련한 특허까지 확보할 경우 후발 업체와 차별화할 여지가 생긴다.
상호작용을 보는 까닭
이번 임상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은 두 성분을 함께 복용했을 때 한쪽 약물이 다른 약물의 체내 노출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아토르바스타틴은 간에서 주로 CYP3A4 효소에 의해 대사되며 OATP1B1·OATP1B3 등 여러 약물수송체의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함께 복용하는 약물에 따라 혈중 농도가 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텔미사르탄은 CYP 효소에 의한 대사가 거의 없고 대부분 담즙을 통해 배설되며 일부는 글루쿠론산 포합 과정을 거친다. 두 약물 모두 간으로 유입되는 과정에 약물수송체가 관여할 수 있어 병용 시 약동학적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아토르바스타틴과 텔미사르탄의 약물상호작용 가능성을 살핀 전임상 연구도 있다. 당시 동물실험에서는 두 약물을 함께 투여했을 때 뚜렷한 약동학적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사람에게 복합제로 개발하려면 임상을 통해 이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휴온스의 이번 1상은 아토르바스타틴과 텔미사르탄을 각각 투여했을 때와 함께 투여했을 때의 혈중 농도와 체내 노출량을 비교해 실제 병용에 따른 영향을 확인하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