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올해 상반기 국내 의료기관에서 해외발급 카드로 결제된 금액이 1조 4000억 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방문객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주요 14개국의 의료업종 이용카드 수는 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카드 한 장당 의료비는 30% 넘게 증가해, 외국인 의료소비 확대가 단순한 이용자 증가보다 1인당 소비 규모 확대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하나카드의 해외발급 카드 국내 결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6년 상반기 국내 의료업종 이용이 확인된 외국인의 전체 카드이용액은 3조 9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 4665억 원보다 25.6%(6308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의료업종 이용액은 1조 4203억 원으로 38.6% 늘었다. 의료외업종 이용액은 1조 6770억 원으로 16.3% 증가했다.
외국인환자 의료·의료외업종 카드이용액 변화(단위: 억원) [자료=진흥원) [자료=진흥원]전체 카드이용액 증가분 6308억 원 가운데 의료업종에서 늘어난 금액은 3953억 원으로 62.7%를 차지했다. 전체 카드소비에서 의료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41.6%에서 올해 45.9%로 4.3%포인트 높아졌다.
의료비 증가 속도는 방한 외래객 증가율도 크게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래객은 1071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3% 증가했는데, 의료업종 카드이용액 증가율은 38.6%로 이보다 17.3%포인트 높았다. 방한객 증가 효과를 감안한 의료업종 이용액의 상대적 증가율도 14.2%에 달했다.
방한 외래객 증가율과 카드이용액 증가율 비교카드 수 1% 늘 때 카드당 의료비 30% 증가
상세자료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카드의 수보다 카드 한 장당 지출 증가폭이 훨씬 컸다는 점이다.
카드결제 자료와 방한 외래객 통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미국·일본·대만·중국 등 상위 14개국을 분석한 결과, 의료업종 이용카드 수는 지난해 상반기 58만 1670장에서 올해 58만 7612장으로 1.0% 증가했다.
반면 카드당 의료업종 평균 이용액은 133만 8000원에서 174만 1000원으로 30.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 14개국의 의료업종 이용액은 7784억 원에서 1조 231억 원으로 31.4% 늘었다. 진흥원은 이용카드 수 자체의 증가보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카드 한 장에서 발생한 소비 확대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용카드 수가 실제 외국인환자 수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비 증가액 64% 피부과서 발생
진료과별로는 피부과 쏠림이 더욱 강해졌다. 올해 상반기 피부과 카드이용액은 76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5141억 원보다 49.5% 증가했다. 전체 의료업종 카드이용액의 54.1%에 해당한다.
전체 의료업종 이용액이 3953억 원 증가한 가운데 피부과에서만 약 2543억 원이 늘어 전체 증가분의 64.3%를 차지했다. 내과가 약 400억 원, 성형외과 365억 원, 종합병원 204억 원, 치과 145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진료과가 전체 증가액의 92.5%를 차지했다.
의료업종 증가분의 진료과별 기여도 [자료=진흥원]미용의료 내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합친 카드이용액은 지난해 상반기 7338억 원에서 올해 1조 246억 원으로 39.6% 증가했다. 전체 의료비에서 두 진료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71.6%에서 72.1%로 비슷했지만, 피부과 비중은 50.2%에서 54.1%로 높아진 반면 성형외과는 21.4%에서 18.0%로 낮아졌다.
미용 분야 이외의 치료 목적 소비도 빠르게 늘었다. 내과 이용액은 1001억 원으로 66.5%, 정형외과는 107억 원으로 60.9%, 치과는 499억 원으로 41.0% 증가했다. 외국인 의료소비가 피부과 중심으로 확대되는 동시에 일부 치료 분야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가 나타난 것이다.
미국은 '고액 소비', 태국은 '신규 유입'…국가별 성장방식 달라
국가별 이용카드 수와 전체 카드당 평균 이용액 증감률국가별로는 의료소비 증가 방식이 달랐다. 미국은 의료업종 이용액이 2759억 원으로 38.3% 증가했다. 이용카드 수는 0.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카드당 전체 평균 이용액은 22.4% 늘어 기존 이용자의 소비 확대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의료업종 이용액은 1307억 원으로 45.6%, 대만은 1870억 원으로 41.0% 증가했다. 전체 국내 카드소비에서 의료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중국은 52.4%에서 57.6%, 대만은 47.9%에서 54.4%로 높아졌다.
태국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의료업종 이용액이 459억 원으로 66.5% 늘어난 가운데 이용카드 수가 45.2% 증가했다. 카드당 평균 이용액 증가율은 3.7%에 그쳐, 소비액 자체가 커졌다기보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저변이 확대된 시장으로 분석됐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이용카드 수가 각각 6.1%, 9.9% 줄었지만 카드당 평균 이용액은 15.4%, 16.4% 증가했다.
<주요 국가별 카드소비 변화> (단위: 억원)
국가
2026 전체 이용액
2026 의료업종 이용액
의료업종 이용 증가율
이용카드 수 증감률
전체 카드당 평균 이용액 증감률
의료업종 비중 2025→2026
미국
7,768
2,759
38.3%
0.3%
22.4%
31.5→35.5
일본
3,568
1,799
15.0%
-6.1%
15.4%
47.5→50.4
대만
3,436
1,870
41.0%
6.9%
16.2%
47.9→54.4
중국
2,271
1,307
45.6%
7.9%
22.7%
52.4→57.6
싱가포르
1,246
554
14.9%
-9.9%
16.4%
40.6→44.5
태국
901
459
66.5%
45.2%
3.7%
46.1→51.0
오스트레일리아
625
269
28.0%
6.7%
14.7%
41.1→43.0
카자흐스탄
581
344
0.4%
-12.0%
18.6%
61.7→59.3
캐나다
552
244
42.9%
9.9%
23.6%
41.9→44.1
몽골
552
214
22.4%
1.2%
11.1%
35.6→38.8
의료기관 밖 소비도 함께 늘었다. 약국 카드이용액은 524억 원으로 87.9% 증가했고, 전자지급결제대행(PG) 이용액은 1683억 원으로 53.4% 늘었다. 백화점은 22.9%, 일반의류 21.6%, 화장품 20.4%, 체인스토어는 19.4% 증가했다. 반면 면세점은 1.4%, 항공사 이용액은 7.5% 감소했다.
진흥원은 외국인환자 의료소비가 단순히 환자 수 증가만으로 설명되기보다 카드당 의료비와 진료과, 국가별 소비구조가 함께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외국인환자 유치 전략도 국가별 특성에 맞춰 의료서비스와 숙박·쇼핑·식음·통역·이동·사후관리 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