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본사 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대원제약이 P-CAB 신약의 구강붕해정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개발 중인 P-CAB 신약 'DW4421(성분명: 파도프라잔·padoprazan)'에 새로운 코드명 'DW4421S'를 붙인 다회상승용량(MAD) 1상 임상시험을 새로 등록하면서다. 이미 위식도역류질환 3상에 진입한 상황에서 'S' 코드가 붙은 임상을 잇달아 진행하면서 업계에서는 구강붕해정 개발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원제약은 오는 9월 충북대학교병원에서 'DW4421S'의 다회상승용량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만 19~50세의 건강한 성인 5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공개·평행설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피험자는 코호트별로 7일 동안 하루 한 차례, 일부 군은 하루 두 차례 시험약을 복용한다. 투여 용량은 5mg에서 시작해 15mg·20mg·30mg을 거쳐 40mg까지 단계적으로 높인다. 임상 종료 예정 시점은 2027년 2월이다.
1차 평가지표는 반복 경구투여 7일째의 정상상태 투여 간격 내 혈중 농도-시간 곡선하면적(AUCτ,ss)과 최고 혈중농도(Cmax)다. 이를 통해 'DW4421S'를 반복 투여한 뒤 나타나는 약물의 체내 노출 수준과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한다. 대조약으로는 '자큐보(Zastaprazan, 성분명: 자스타프라잔·zastaprazan) 20mg'을 사용해 직접 비교한다. 자큐보는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국산 37호 신약이자 국내 세 번째 P-CAB 계열 신약이다.
'DW4421S' 반복투여 1상…구강붕해정 가능성 주목
'DW4421S'를 구강붕해정으로 보는 근거는 앞서 승인된 임상시험에서 찾을 수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한 성인 38명을 대상으로 'DW4421'과 'DW4421S'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하는 별도의 1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기존 후보물질인 'DW4421'과 새로운 코드가 붙은 'DW4421S'를 나란히 비교하는 설계라는 점에서 업계는 'DW4421S'가 기존 정제와 다른 신규 제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구강붕해정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같은 관측에는 국내 P-CAB 시장에서 벌어지는 제형 경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는 제형이다. 정제를 삼키기 어려운 고령 환자나 물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복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국내 P-CAB 구강붕해정 시장에서는 HK이노엔의 '케이캡(K-CAB, 성분명: 테고프라잔·tegoprazan)'이 선발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후 제일약품이 '자큐보' 구강붕해정을 선보이며 경쟁에 합류했다. 후발주자인 대원제약 역시 같은 제형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이번에 등록된 다회상승용량 1상은 앞선 38명 규모 비교 임상에 이어 다시 'DW4421S'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시험이다. 이번에는 이미 시판 중인 P-CAB 제제인 '자큐보'와 직접 비교하는 만큼, 대원제약이 신규 제형의 임상적 특성과 차별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층 중심 위산분비억제제 수요 확대
국내 위산분비억제제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연령군별 의약품 사용량 통계에 따르면,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전체 사용량은 인구 1000명당 하루 사용량(DDD)을 기준으로 2020년 37.4에서 2024년 57.2로 52.9% 증가했다. PPI는 P-CAB이 등장하기 전까지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을 주도해 온 약물이다.
위산분비억제제 사용량 증가는 특히 고령층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연령대별 PPI 사용량은 65~69세 124.3, 70~74세 159.5, 75~79세 187.5, 80세 이상 200.9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급격히 늘었다.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고령 환자들이 위장관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위산분비억제제를 병용하는 사례가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키기 쉽고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이 고령 환자에게 강점을 지니는 만큼, 고령화에 따른 위산분비억제제 수요 증가는 P-CAB 구강붕해정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DW4421'은 대원제약이 네 번째 국산 P-CAB 신약을 목표로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로부터 도입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2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마쳤다. 이어 같은 해 10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대상으로 각각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현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목표로 제시한 출시 시점은 2028년이다.
후발주자인 대원제약이 신약 개발과 동시에 구강붕해정 제형을 준비해 선발주자들과의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