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티드'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이용해 재구성한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중국 정부가 국가기본의약품목록 개정을 통해 당뇨병 치료 분야의 핵심 약물인 GLP-1 계열 치료제의 공공의료 접근성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ational Health Commission·NHC)는 9일 '2026년 국가기본의약품목록(National Essential Drug List·NEDL)'을 발표하고, 노보 노디스크의 성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 성분명: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을 새롭게 포함했다. 국가기본의약품목록은 중국 전역의 공공의료기관이 우선적으로 비치·사용해야 하는 필수 의약품 기준으로 활용되며, 개정 목록은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에 따르면 세마글루티드는 중국 국가기본의약품목록에 처음 포함된 주 1회 투여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GLP-1 RA)다. 기존에는 1일 1회 투여 제제인 '리라글루티드(liraglutide)'가 유일한 GLP-1 계열 치료제로 등재돼 있었다.
이번 개정에는 '세마글루티드' 외에도 노보 노디스크의 초장시간형 기저 인슐린 '트레시바(Tresiba, 성분명: 인슐린 데글루덱·insulin degludec)'와 속효성 인슐린 '노보래피드(NovoRapid, 성분명: 인슐린 아스파트·insulin aspart)'도 함께 포함됐다.
현지에서는 이번 조치로 혁신 혈당강하 치료제의 기층 의료기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마글루티드는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25년 필수의약품목록(Essential Medicines List)'에도 등재된 바 있다.
이로써 세마글루타이드는 WHO와 중국 보건당국 모두로부터 필수의약품으로 인정받게 됐으며, 중국 국가기본의약품목록에서는 처음으로 주 1회 GLP-1 치료제가 포함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uters는 상하이 소재 L.E.K.컨설팅의 저스틴 왕(Justin Wang) 파트너를 인용해 이번 국가기본의약품목록 편입으로 세마글루티드가 농촌 지역을 포함한 의료기관까지 폭넓게 공급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향후 중국에서 세마글루티드 제네릭이 허가를 받을 경우 국가기본의약품목록 등재가 광범위한 보급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에서 허가받은 세마글루티드 제제는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이 유일하다. 다만 세마글루티드의 물질특허는 올해 3월 만료됐으며, 규제당국의 데이터 독점권은 내년 초 종료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후 중국 제약사들의 제네릭 개발과 허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내 당뇨병 치료 접근성 확대를 넘어 GLP-1 시장 경쟁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세계 최대 당뇨병 환자 보유국이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으로, 국가기본의약품목록 편입은 공공의료기관 채택 확대와 처방 기반 확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향후 GLP-1 계열 치료제 시장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도 중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 개발과 기술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관련 치료제의 접근성 확대에 나서면서 향후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중국 시장 진출 전략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세마글루티드 제네릭 출시가 본격화될 경우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