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제약 서초동 본사 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국내 제약업계가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ARB·SGLT-2 억제제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국내 허가 제품이 없는 가운데 한림제약도 임상 3상에 돌입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가세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림제약은 본태성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고혈압·당뇨병 복합제 후보물질 'HL1113'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종료 예정 시점은 2028년 12월이다.
'HL1113'은 고혈압 치료제 성분인 칸데사르탄과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다파글리플로진을 결합한 복합제다.
칸데사르탄은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로 혈관 수축 작용을 억제해 혈압을 낮춘다. 다파글리플로진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12주간 'HL1113'을 투여한 후 수축기 혈압과 당화혈색소(HbA1c) 변화를 평가할 예정이다. 혈압 조절 효과는 칸데사르탄 단독요법과 비교하고, 혈당 조절 효과는 다파글리플로진 단독요법과 비교해 확인한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대표적인 동반 만성질환으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60% 이상이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두 질환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복합제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제약사들의 개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오토텔릭바이오가 개발하고 영진약품이 국내 판권을 확보한 'ATB-101'은 지난 5월 임상 3상에서 혈압 및 당화혈색소 개선과 관련한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보령 역시 피마사르탄과 다파글리플로진을 결합한 고혈압·당뇨 복합제 후보물질 'BR1019'에 대한 3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ARB·SGLT-2 억제제 복합제는 없다. 업계는 관련 복합제가 복약 편의성과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10대 제약사 중 한 곳인 보령 관계자는 17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고혈압과 당뇨병을 동시에 앓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두 질환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복합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ARB·SGLT-2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