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유한양행(Yuhan)의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레시게르셉트(lesigercept, 성분명: YH35324)'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글로벌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 2026'에서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혈중 유리 IgE(면역글로불린 E) 수치가 높은 환자들에게 기존 치료제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억제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오말리주맙'과 직접 비교 … 차별화된 지속성 확인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항-IgE 치료제인 '졸레어(Xolair, 성분명: 오말리주맙·omalizumab)'와의 비교 데이터다. 임상 1b상 코호트 3에서 총 IgE 기저 수치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레시게르셉트' 투여군은 혈중 유리 IgE가 25 ng/mL 미만으로 유지된 기간(중앙값)이 15일에 달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위약군과 '오말리주맙' 투여군은 0일로 나타나, '레시게르셉트'의 월등한 지속성을 입증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원인 물질에 노출될 때마다 염증 반응이 반복되기 때문에, 약효의 지속시간은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이번 결과는 고농도 IgE 환자들에게 '레시게르셉트'가 더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반복 투여에도 안전성 확보 … 글로벌 2상에 '속도'
이번 임상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포함한 총 46명을 대상으로 반복 투여 시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반복 투여 과정에서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도 탈락 사례는 없었으며,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SAE) 역시 보고되지 않았다. 용량 증가에 비례해 약물 노출이 안정적으로 조절되는 등 약력학적 데이터도 일관성을 보였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이번 임상을 통해 반복 투여 조건에서도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재확인했다"며 "기존 치료제 대비 신속하고 강력한 혈중 유리 IgE 억제력을 바탕으로,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알레르기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시장 공략 … 글로벌 판권 확보
'레시게르셉트'는 유한양행이 지난 2020년 7월 지아이이노베이션(GI Innovation)으로부터 도입한 신약 후보 물질이다. 양사는 현재 공동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은 유한양행이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15일 헬스코리아뉴스에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은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라며 "이번 결과는 '레시게르셉트'가 단순한 개량신약을 넘어, 고난도 알레르기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