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최첨단 생명공학의 정점으로 불리는 오가노이드(Organoid) 기술이 대중적인 치료제로 도약할지 갈림길에 섰다. 일각에서는 제조 공정의 낮은 효율성과 상업적 과열로 인해 과거 싸늘해진 줄기세포 치료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오가노이드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장기(Organ)와 닮은(oid) 미니 장기다. 사람의 몸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3차원 환경에서 특정 조건으로 키우면, 실제 장기처럼 스스로 구조를 갖추고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 덩어리로 성장한다. 단순히 세포를 평평한 접시에 깔아놓는 2차원 배양과 달리, 실제 인체 장기와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에 따라 오가노이드는 기존 약물 개발의 약점을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인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은 각각 뚜렷한 한계를 안고 있다. 2차원 평면 배양에 의존하는 세포 실험은 실제 인체의 입체적 환경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고, 동물 실험은 인간과의 유전적·생리학적 차이로 인해 임상 성공률이 낮다. 최근 강력하게 제기되는 동물 윤리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임상 실패 확률 획기적 단축…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견인반면, 오가노이드는 인체 내 실제 반응을 실험실 수준에서 정밀하게 모사한다. 이러한 특성은 암, 치매, 유전병 등 난치성 질환 정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오가노이드는 임상 시험 단계 이전에 후보 물질의 독성과 효능을 사전에 검증함으로써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임상 실패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환자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개인 맞춤형 오가노이드에 다양한 약물을 테스트하여 최적의 치료제를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오가노이드가 정밀 의료의 지평을 열 과학적 혁신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장밋빛 기대 이면의 그늘 … 과거 줄기세포 과열 양상과 판박이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실제 의학적 혁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엄밀히 말해 오가노이드 기술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한 단계 고도화한 형태이며, 이 지점에서 과거 줄기세포 치료제가 겪었던 구조적 한계를 그대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줄기세포의 재생 능력에 착안하여 환자의 세포를 배양·투여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초기 재생의학의 희망으로 불렸다. 하지만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가 급격히 상업화되는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들이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병폐를 낳았다. 이는 결국 줄기세포 시장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졌고 재생의학 성장을 가로막는 결과로 귀결됐다.
화려한 마케팅보다 객관적 데이터 축적해야 … 지금은 혁신 시험대
현재 오가노이드 시장 역시 유사한 갈림길에 서 있다. 기술의 혁신성은 분명하나, 과거 줄기세포 치료제가 상업적 과열로 인해 의료계와 환자 모두에게 깊은 불신을 남겼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오가노이드가 제2의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한 혁신 기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마케팅보다는 임상 현장에서의 투명하고 객관적인 데이터 축적과 표준화된 제조 공정(GMP) 구축이 최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