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빌딩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종근당의 안과용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성분명: 라니비주맙)'가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치명적 합병증인 유리체 출혈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실제 임상 데이터(Real-World Data)가 도출됐다.
1세대 라니비주맙(오리지널 제품명: 루센티스) 제제들이 2세대 애플리버셉트(오리지널 제품명: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파상 공세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는 루센비에스만의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구축하는 무기가 될 전망이다.
2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김안과병원 연구팀은 루센비에스가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유발된 유리체 출혈을 감소시키고, 나아가 시력 개선까지 동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에 이차적으로 동반된 유리체 출혈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루센비에스를 투여한 뒤 4개월간 경과를 정밀하게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들의 기저 시력은 극도로 불량했다. 눈앞에서 손가락 개수만 겨우 세거나 손의 움직임 정도만 감지할 수 있는 환자가 전체의 40.6%를 차지했다.
그러나 루센비에스로 치료를 받은 뒤 이들 환자의 시력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평균 1.8회의 최소 주사만으로도 4개월 차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0.5 이상)의 시력을 회복한 환자 비율이 40.6%로 기저 시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물리적인 출혈 억제 효과도 확인됐다. 치료 전에는 안저 관찰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유리체 출혈을 겪는 환자가 대다수였으나, 치료 4개월 차에는 절반이 넘는 51.6%의 환자가 시야를 가리는 출혈이 완전히 사라진 정상(Grade 0) 상태에 도달했다.
안과 임상 현장에서 유리체 출혈 환자는 주사 등 내과적 처치로 통제되지 않을 경우 눈에 인위적인 구멍을 뚫고 피를 제거하는 수술인 유리체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수술적 개입은 마취 부담과 염증, 백내장 가속화, 안구내염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루센비에스 투여 환자 중 4개월 내에 불가피하게 유리체 절제술로 이어진 비율은 단 12.5%에 불과해 수술 억제력도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다. 대다수 환자는 루센비에스 단독 요법만으로도 수술과 대등한 시력 보존 효과가 나타났고, 치명적 안과 합병증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학술적 근거는 종근당이 앞서 시장에 던진 '반의반 값' 약가 승부수와 결합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무기가 될 전망이다.
파격 약가에 임상적 유용성 더해져 … 틈새 방어선 구축
종근당은 안과 시장의 후발주자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30만 원으로 등재했던 루센비에스의 보험 급여 상한액을 15만 원으로 선제적으로 자진 인하했다.
이는 현재 약 58만 원을 웃도는 오리지널 약물 루센티스 대비 약 25.8% 수준에 불과한 초저가다. 강력한 실제 처방 데이터와 15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경제성을 모두 갖춘 루센비에스는 현재 거대한 지각변동에 휩싸인 안과용 항체 시장에서 확실한 틈새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안과 치료제 시장은 연간 수백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아일리아'의 주요 특허가 만료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제약,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등이 바이오시밀러 경쟁을 시작한 상태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의 '아이덴젤트'는 공격적인 영업망을 앞세워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140억 원을 돌파하며 거대한 파이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루센비에스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 동반 '급성 유리체 출혈'을 조기 진압하는 '1차 방어선' 약물이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임상 현장의 객관적 RWD까지 확보한 영업 강자 종근당이 거대 자본이 격돌하는 블록버스터 안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루센비에스의 입지를 얼마나 굳건히 키워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Ophthalm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