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오는 6월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관상동맥의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임상 현장에 투입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AI 기반 '관상동맥조영술 영상을 이용한 관상동맥 내 압력측정술'을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새롭게 선정했다고 공고했다.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제도는 잠재성이 높은 유망 의료기술이 정식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기 전이라도, 최소한의 안전성이 확인되면 임상 현장에 조기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로 고시 개정을 통해 반영된다.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의료계는 실제 임상 데이터를 쌓아 기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X-선 영상 2개로 3D 재구성 … FFR 계산 시간·비용 절감 기대
이번에 새롭게 지정된 '관상동맥조영술 영상을 활용한 관상동맥 내 압력측정술'은 두 개의 X-선 혈관조영술 영상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3차원으로 재구성한 뒤, 추정 분획혈류예비력(FFR)을 계산하는 혁신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 질환 환자의 심근허혈 유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실시하는 FFR 검사는 혈관 내에 직접 압력 와이어를 삽입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이 기술을 활용하면 영상 분석만으로 협착 정도를 파악할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술의 유예 기간은 오는 6월 1일부터 2028년 5월 31일까지 2년이다. 유예 기간 종료 후에는 그동안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의료기술평가 본심사를 거쳐 정식 의료기술 인정 여부가 결정된다.
AI 판독 한계 명시 … 골다공증 선별 등 세부 기준 조정
이번 개정안에는 기존 유예 대상 기술들에 대한 세부 운영 기준 강화 내용도 포함됐다. '인공지능 기반 흉부 X-ray 영상 분석을 통한 골다공증 선별 기술'의 경우, 이미지 품질이 낮거나 척추·흉곽 변형이 있는 등 AI가 정확한 판독을 내리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의료진의 판단하에 기술 사용을 제한하도록 규정을 구체화했다. 이는 AI의 오판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진단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 밖에도 대장암 진단을 돕는 '신데칸-2 유전자 메틸화 검사'는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 모델을 추가해 선택 폭을 넓혔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타액 검체를 이용한 SARS-CoV-2 유전자 검사'는 우선 사용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평가 유예 목록에서 제외됐다.
비급여 항목 사전 동의 필수 … 데이터 보안 수칙 엄수해야
복지부는 이러한 기술들이 아직 최종 검증 단계에 있는 만큼 환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철저히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해당 기술이 기존 검사와 차별화되는 점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라는 사실을 상세히 설명하고, 반드시 서면 동의를 구해야 한다.
특히 민감한 의료 데이터가 포함되는 AI 기술의 특성상 보안 관리도 핵심 요건이다. 의료기관은 환자의 의료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병원 내 폐쇄적인 보안망 내에서만 소프트웨어를 운영해야 하며, 이러한 수칙을 위반할 경우 해당 기술의 사용은 즉시 중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