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캠퍼스 ONE 정문 (사진=서정필 기자)[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위원장 박재성)이 지난 24일 본지에 밝힌 대로 오늘(28일) 오전부터 자재소분 업무를 시작으로 부분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창사 이래 우려했던 첫 파업이 현실이 된 것이다.
노조가 전면 파업을 예고한 5월 1일까지는 이제 딱 3일을 남겨 놓은 상황. 28일 오후 기자가 찾은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캠퍼스 전경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파업 부서를 중심으로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 노조, 자재소분부터 부분파업 돌입…사측, 스탭 긴급투입으로 맞대응
잠시 파업 현장을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생노조 박재성 위원장은 이날 본지에 "자재소분 업무부터 부분파업이 진행됐다"며 "(회사 측은) 스탭부서 긴급투입 등 비상 대응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스탭부서란 행정·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일컫는다. 파업 참여 조합원들이 현장을 이탈하자 회사 측이 평소 행정·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직(스탭) 인력을 생산 라인에 임시 투입하는 비상 체제로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협상 전망은 어둡다. 박 위원장은 "현재 상황까지도 사측은 대화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대외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고객과 주주, 그리고 우리 내부 직원을 기만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책임 없는 의사결정이 정상화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측 "23일 가처분 일부인용에 항고 제기…대화 창구는 열려 있어"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캠퍼스 제3공장 (사진=서정필 기자)사측은 법적 대응과 함께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회사는 (인천지방법원의) 결정문을 수령해 일부 인용된 부분을 확인했고,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판결의 구체적 해석이나 생산 영향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노조와의 대화 창구는 계속해서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어떠한 의미 있는 대화 제안도 없다는 노조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앞서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23일, 사측이 신청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에 대해 세포 배양·정제 등 핵심 공정 일부의 파업을 제한하는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 결정이 전체 파업 기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계획대로 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공장 전경 2026.04.28 (사진=서정필 기자)◆ 교섭 13차례 결렬, 파업 예고대로 현실화
본지는 올해 3월부터 이번 파업 관련 사안을 지속 추적해왔다. 95.52%의 압도적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임금 14% 인상, 격려금 1인당 3000만 원, OPI(초과이익성과급) 20% 지급을 요구해왔다. 반면 사측은 삼성전자 그룹 가이드라인 기준인 6.2% 인상안을 고수하며 13차례에 걸친 교섭은 모두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 13일 박 위원장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5월 총파업 강행 의사를 밝힌 데 이어, 4월 22일 사업장 집회 이후에도 사측 입장에 변화가 없자 지난 24일 최종 파업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그리고 28일, 우려했던 파업은 결국 예정대로 시작됐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캠퍼스 전경 (사진=서정필 기자)◆ 피해 규모 추산 '극과 극'…사측 "수천억" vs 노조 "128억"
전면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피해 규모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사측은 세포 배양·정제 공정 중단 시 배치 전량 폐기가 불가피하며, 배치당 손실과 고객사 납기 차질을 합산하면 하루 최대 수천억 원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 측은 실제 직접 손실은 하루 128억 원 수준이라고 반박한다. 사측이 '수조 원 손실' 프레임으로 여론전을 펼치는 것과 달리, 노조는 바이오 공정 특수성을 빌미로 파업권 자체를 봉쇄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배치당 수천억 원의 손실을 우려하는 사측과 정당한 노동권 행사를 주장하는 노조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송도 바이오캠퍼스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5월의 전야'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 공정이 멈춰 설 경우 그 파장이 글로벌 공급망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노사 양측이 전면파업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마지막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