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Briefs [AI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국내 연구진이 위암 세포의 폭주를 돕는 핵심 조절자 'UCHL1' 단백질의 작용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암세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단백질의 분해를 막는 과정을 낱낱이 밝혀냄으로써, 향후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새로운 정밀 치료 타깃과 예후 예측 지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암병원은 차세대 면역항암제 '고티스토바트'를 통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절반 이상 낮추는 성과를 거뒀으며, 서울대병원은 인종 차별 없이 환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안면 익명화 AI 기술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한솔병원의 로봇 탈장 수술 비교 연구와 용인세브란스병원의 고압산소치료실 개소 등 오늘의 의료 현장 소식을 모았다. <편집자 주>
"위암 키우는 단백질 찾았다" UCHL1 억제 시 세포 성장 '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외과 김희성 교수 연구팀이 위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탈유비퀴틴화 효소 'UCHL1(Ubiquitin C-terminal Hydrolase L1)'의 상세한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위암의 분자적 발생 기전이 명확하지 않아 정밀 치료에 어려움을 겪던 의료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외과 김희성 교수◆암세포의 '생존 전략' 역이용한 연구
우리 몸은 원래 불필요하거나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유비퀴틴'이라는 표식을 붙여 분해하는 청소 시스템(UPS,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암세포는 이 시스템을 교란해 자신에게 유리한 단백질은 살아남게 만든다. 연구팀은 이 과정의 핵심 조절 인자인 UCHL1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위암 환자 48쌍의 암 조직과 인접한 정상 조직을 정밀 비교 분석한 결과, UCHL1 단백질은 위암 조직에서 정상보다 무려 70% 이상 높게 발현되고 있었다. 특히 UCHL1 수치가 높은 환자일수록 전체 생존율이 눈에 띄게 낮게 나타나, 이 단백질이 위암의 진행과 악화에 직접적인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양 촉진 단백질 'CIP2A'와 결합해 분해 막아
이번 연구의 백미는 UCHL1이 암세포를 키우는 구체적인 '경로'를 찾아낸 점이다. 연구 결과, UCHL1은 종양 성장을 돕는 또 다른 단백질인 'CIP2A'와 직접 결합한다. 원래대로라면 분해되어야 할 CIP2A를 UCHL1이 보호막처럼 감싸며 분해를 방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살아남은 CIP2A는 암세포 증식 신호인 'c-Myc'를 활성화해 위암 세포의 이동과 침윤 능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즉, UCHL1이 암세포의 '성장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셈이다.
◆약물 치료 가능성 확인… 새로운 정밀 의료 타깃
연구팀은 유전적 억제뿐만 아니라 실제 약물을 통한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 UCHL1 억제 물질인 'LDN-57444'를 위암 세포에 투여하자, 암세포의 분열이 멈추고 증식이 현저히 억제되는 항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기전 규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희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UCHL1이 위암에서 종양 촉진자로 작용하는 체계적인 원리를 규명했다"며 "앞으로 UCHL1을 표적으로 한 맞춤형 치료 전략과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히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약화학 및 약물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Pharmaceuticals' 최신호에도 소개됐다.
## 면역항암제 '고티스토바트', 전이성 폐암 사망 위험 54% 감소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팀은 차세대 CTLA-4 항체 '고티스토바트(Gotistobart)'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표준치료인 도세탁셀과 비교했을 때 사망 위험을 54%나 낮췄으며, 12개월 생존율은 63.1%로 도세탁셀(30.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종양 주변에서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과는 높여,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의 새로운 2차 표준치료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 한솔병원, 로봇 vs 미니 로봇 탈장 수술 성과 비교
보건복지부 지정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한솔병원 이철승 부원장팀은 다빈치 SP 로봇과 아티센셜(ArtiSential) 미니 로봇 수술의 성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수술 시간은 아티센셜이 더 짧았으나 회복 기간, 합병증, 재발률 등 주요 지표에서는 두 수술법 모두 동등한 안전성과 효과를 보였다. 이는 고가의 로봇 수술과 비용 효율적인 미니 로봇 수술 사이에서 환자 맞춤형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용인세브란스병원, 고압산소치료실 개소… 난치성 상처 치료 강화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고압 챔버 2기를 갖춘 고압산소치료실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고압산소치료는 일산화탄소 중독 등 응급 질환뿐 아니라 당뇨병성 족부궤양, 방사선 치료 후 조직괴사 등 난치성 상처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병원 측은 성형외과 등 여러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지역 내 난치성 상처 치료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 서울대병원, 인종 편향 없앤 안면 익명화 AI 'FairAnon' 개발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동헌 교수팀은 의료 데이터 활용 시 환자 신원을 가상의 얼굴로 바꾸는 AI 프레임워크 'FairAnon'을 개발했다. 기존 AI가 서양인 위주 데이터로 학습되어 타 인종 익명화 시 화질이 떨어졌던 한계를 극복했다. 이 기술은 환자의 신원은 완벽히 보호하면서도 여드름 등 피부 병변은 98.9%의 정확도로 보존해, 향후 의료 데이터의 안전하고 공정한 활용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 제8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에 정승필 교수 취임
영남대 의대 교수 출신의 정승필 원장이 제8대 원장으로 취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정 원장은 서울 본원의 63년 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도권 원정 진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지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완결형 암 치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SCL그룹,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 '호브' 리뉴얼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영하는 사내 카페 '호브(HOVE)' 용인 매장이 발달장애인 강선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단장했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휴게 공간을 넘어 장애인 예술인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SCL그룹은 향후 타 지역까지 이러한 ESG 경영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 국립암센터 '희귀암정보포털' 오픈
정보 부족으로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희귀암 환자들을 위해 질병 정보와 전문 의료진을 연결하는 통합 포털(rarecancer.kr)이 문을 열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해외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이 플랫폼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혼란을 겪던 환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공공 의료 가이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계명대 동산병원, 부정맥 교육 프로그램 개최
전국 의료진을 대상으로 최신 부정맥 치료 기법인 '방사선 제로 펄스장 절제술' 시연 및 교육을 진행하며 국내 시술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동산병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해당 장비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교육센터로 지정됐으며, 방사선 노출 위험을 없앤 안전한 시술법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심평원 도서관, 원주 시민에 전면 개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소장 중인 2만 8000여 권의 보건의료 전문 도서 및 전자책 대출 서비스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 지식 공유의 폭을 넓혔다. 이번 조치는 공공기관의 자원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상생 모델로서, 시민들이 신분증 확인만으로 전문 학술 자료부터 일반 도서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체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