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의 제2형 당뇨 치료제 '오젬픽'[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오젬픽(Ozempic, 성분명 :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과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를 겨냥한 복제약들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펩타이드 의약품 특유의 구조적 장점에 힘입어 기존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와는 차원이 다른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비만 치료제, '키트루다' 제치고 시장의 주역으로
GLP-1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과 '마운자로'는 현재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2025년 매출 순위에서 두 약물은 1위인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나란히 2, 3위에 자리했다.
특히 오는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둔 '키트루다'가 정점을 지나 '지는 해'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비만 치료제 시장은 이제 막 전성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들 약물의 복제약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사이, 펩타이드의 '절묘한 균형'
그동안 복제약 시장은 극명하게 양분되어 있었다. 저분자 화합물과 바이오시밀러다. 다만 이들 약물은 시장 진입시 그 한계가 분명했다.
저분자 화합물을 복제한 제네릭은 진입 장벽이 낮아 무한 경쟁과 가격 폭락이 비일비재했고, 싸구려라는 부정적 인식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여기에 바이오시밀러는 항체 등 거대 분자를 다루기에 개발 난도가 극도로 높아 소수 대형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였다.
반면 '오젬픽'과 '마운자로'는 이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두 약물의 성분이 아미노산 결합체인 '펩타이드'이기 때문이다. 펩타이드 계열 약물은 항체만큼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개발이 용이하고 일반 합성의약품보다는 고도화된 공정을 요구한다. 복제약 개발사 입장에서 보면 제네릭처럼 저가 이미지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바이오시밀러처럼 천문학적인 설비 투자도 필요하지 않아 선택하기 딱 좋은 '먹잇감'인 셈이다.
#기술적 우회 용이… 인도 시장서 파괴력 입증
이를 방어하기 위해 오리지널 기업들은 약물의 농도, 보존 방식, 주사 기구 메커니즘 등 여러 방식의 특허 장벽을 쌓아 올리고 있지만, 펩타이드 복제약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법적·기술적 우회로가 훨씬 다양하다는 강점이 있다. 세계 의약품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오젬픽'과 '마운자로'의 복제약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는 이유다.
펩타이드 복제약의 파괴력은 이미 인도 시장에서 증명되고 있다. 2026년 3월을 기점으로 인도 내 '오젬픽' 특허가 만료되자마자 시장에는 복제약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암픽(Ampic)', '오베다(Obeda)', '노벨트릿(Noveltreat)', '세마트리니티(Sematrinity)', '세마글린(Semaglyn)', '매시마(Mashema)', '알테르메(Alterme)'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된 것이다.
이들 복제약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가격이다. 효능은 오리지널과 거의 동등하면서도 월 투여 기준 평균 약 15달러(한화 약 2만 2000원)라는 파격적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국에서 비급여 기준 한 달 평균 500달러(한화 약 75만 원)에 달하는 오리지널에 비하면 그야말로 '껌값'인 셈이다.
#글로벌 시장 재편은 시간 문제
그럼에도 아직 이러한 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체감되지 않는 이유는 핵심 시장인 북미와 유럽의 특허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기준 '오젬픽'과 '마운자로'의 물질특허는 각각 2031년과 2036년 만료될 예정이다. 물질특허는 신약의 핵심 특허로,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밖에도 제형, 제법, 용도, 조성물, 결정형 등 수백 개의 후속 특허, 이른바 '특허 덤불(Patent Thicket)'을 설치해 복제약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향후 북미와 유럽에서 이들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 장벽이 순차적으로 무너질 경우 펩타이드 복제약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빠르게 바꿔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효능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단순 제형 변경 등 오리지널사의 특허 연장(에버그리닝) 전략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쳐놓은 특허 덤불을 기술적으로 우회하거나 법적으로 무력화하는 데 능숙한 인도 제약사들이 향후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지형을 흔드는 거대한 제3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