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10일 협회에서 열린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10[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정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정책 강행에 맞서 '대국민 서명운동'이라는 배수진을 쳤다. 업계는 무리한 규제 대신 산업 생태계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기 위한 '민·관 공동연구'를 정부에 공식 제안하며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5개 단체와 한국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0일 긴급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보건안보의 핵심인 제약산업이 처한 생존 위기를 호소했다.
◆"중동사태 4중고에 약가인하까지 … 생존 불가능한 수준"
비대위는 이날 회견에서 최근 중동사태로 인한 유가·환율·원자재·운임 등 이른바 '4중고'가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에서 원가 부담 폭증과 대규모 약가인하가 겹칠 경우, 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다.
비대위 측은 "기업들은 이미 R&D 및 설비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신규 채용을 포기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며, "채산성이 낮은 의약품의 허가를 자진 취소하는 사례까지 잇따르는 등 산업의 성장동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현장의 절박함을 전했다.
◆정부에 '3대 핵심 사항' 민·관 공동연구 착수 제안
이에 따라 비대위는 일방적인 정책 시행보다는 제대로 된 방향 설정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는 '3대 사항 공동연구'를 공식 제안했다.
제안된 3대 과제는 ▲약가인하 개편안이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입체적 영향 분석 ▲의약품판촉영업자(CSO) 급증 등 유통질서 현주소 파악 및 개선방안 마련 ▲5대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을 위한 지속 가능한 선진화 방안 도출 등이다.
비대위는 "정부가 이 요구를 수용해 1년 이내에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지금의 정책 결정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방위 서명운동 전개 … "보건안보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
업계는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전 국민과 약업인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에도 돌입하기로 했다. 일방적인 약가 규제가 신약 개발 혁신 생태계를 역행하고 국민의 건강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취지다.
노연홍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산업이 살아야 국민 건강도 지킬 수 있고, 한번 무너진 생태계는 복원이 불가능하다"며,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라는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말고 산업 육성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정부의 대승적인 수용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