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과천 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바이엘의 만성 신장 질환(CKD) 치료제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 시장을 둘러싼 국내 제약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법정에서 특허 회피를 다투는 사이, JW중외제약이 독자적인 제조 기술을 앞세워 특허 장벽을 우회하는 '기술적 정공법'을 선택해 관심이 쏠린다.
10일 헬스코리아뉴스 취재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피네레논의 새로운 제조 방법과 중간체 화합물 및 이의 제조 공정에 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케렌디아에 대한 특허도전 없이 후발 제품 개발을 위한 자체 특허 확보에 나선 것인데, 다른 경쟁사들이 바이엘을 상대로 특허 심판을 제기하며 법리적 다툼을 시작한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바이엘이 개발한 케렌디아는 비스테로이드성 선택적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로서 콩팥과 심장의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2형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와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인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며 시장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은 이 제품은 국내 제약사들에도 놓칠 수 없는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그러나, 2032년 9월 만료되는 물질특허와 2035년 7월 끝나는 제조방법 및 제형 특허로 보호받고 있어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는데, 케렌디아의 재심사 만료 기간(2028년 5월)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난달 위더스제약을 시작으로 제네릭 시장 선착을 노린 후발 제약사들의 특허도전이 본격화했다.
케렌디아 특허에 도전장을 낸 제약사는 위더스제약을 포함해 유니메드제약, 코스맥스파마, 한국프라임제약 등 4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아직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획득하기 위한 최초 심판청구 요건 기한이 아직 조금 남은 만큼, 케렌디아 특허도전에 가세하는 제약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러한 가운데, JW중외제약은 피네레논 성분을 만드는 자체 제조방법과 그 중간체 기술까지 확보하며 기술적 회피 수단을 마련하는 데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피네레논은 광학 활성을 갖는 약물이므로, 제조 공정 중에 광학적으로 특정 형태를 분리하는 공정이 필수다. 그러나, 기존의 제조방법은 합성 시 대부분 단계에서 과량의 시약을 요구하고 수율 또한 매우 낮다. 더욱이 많은 중간체 크로마토그래피 정제가 필요한데, 이는 기술적으로 매우 힘들고 용매의 높은 소비를 수반한다.
케렌디아의 제조방법 및 제형 특허(2035년 7월 만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제조방법과 그 기술에 관한 것이다. JW중외제약은 바이엘의 이러한 특허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주성분인 피네레논의 대량 생산에 있어 비용, 공정 수, 공정 시간 등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우수한 수율과 광학 순도를 갖는 제조 방법을 마련해 권리화 작업에 나섰다.
JW중외제약의 이러한 행보는 자체 기술 확보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바이엘의 특허 경로와는 전혀 다른 제3의 길을 마련, 독자적인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JW중외제약이 이러한 기술을 특허로 등록하는 데 성공할 경우, 차후 경쟁사들처럼 케렌디아에 대한 특허도전에 나서더라도 훨씬 유리한 입지에서 법정 분쟁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JW중외제약은 법정 싸움에 앞서 특허 회피 수단 자체를 기술적으로 완성하려는 모습"이라며 "오리지널 제품의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은 국내 제약 산업의 수준이 한 단계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