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난치성 질환인 '진행성 신경내분비암(Advanced Neuroendocrine Carcinoma)'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폐암, 신장암 등 여러 암종에서 이미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며 강력한 효과를 입증해 온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난치성 질환인 '진행성 신경내분비암종(Advanced Neuroendocrine Carcinoma, NEC)'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의학 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온콜로지(JCO, Journal of Clinical Oncology)는 지난 3일(현지시간) 플래티넘 기반 항암 화학요법에 실패한 진행성 신경내분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런 내용의 'NIPINEC'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폐 및 소화기계에서 발생하는 고등급(High-grade)의 진행성 신경내분비암 환자 185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 단독 투여군(93명)과 '옵디보'+'여보이(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Ipilimumab)' 병용 투여군(92명)으로 무작위 배정(Randomization)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분석했다.
◆ 병용요법 반응률 20.9%… 단독 요법 대비 '더블 스코어'
세계적인 권위의 의학 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온콜로지(JCO,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서 발표한 'NIPINEC' 임상 2상 결과그 결과, 최적 객관적 반응률(Best ORR) 면에서 병용 요법의 우위가 확연했다. 옵디보 단독 투여군은 9.6%의 반응률을 보인 반면, 병용 투여군은 20.9%를 기록하며 약 2.2배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객관적 반응률(ORR)이란 전체 환자 중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거나 완전히 사라진 환자의 비율을 의미하며, 항암제의 즉각적인 치료 효과를 판가름하는 핵심 지표다.
특히 8주 시점의 초기 반응률에서도 병용 투여군(14.0%)이 단독 투여군(7.2%)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강력한 이중 면역 관문 억제가 암세포의 방어막을 뚫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진행성 신경내분비암서도 면역 세포 공격력 극대화 증명
이번 임상에 사용된 옵디보와 여보이는 서로 다른 면역 관문을 억제해 시너지를 내는 대표적인 병용 조합이다. PD-1 억제제인 옵디보는 암세포가 면역세포(T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통로를 차단해 암세포를 다시 공격하도록 돕는다.
여기에 CTLA-4 억제제인 여보이가 더해지면 시너지는 더욱 강력해진다. 여보이는 면역세포 활성화의 초기 단계에 작용해 활성화를 방해하는 이른바 '브레이크'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암세포를 공격할 T세포의 수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체내 면역 체계의 기초 체력을 강화해, 종양 부위에서 작용하는 옵디보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원리다.
면역세포의 공격 방해물을 제거하는 PD-1 억제제(옵디보)와 면역세포의 초기 활성화를 돕는 CTLA-4 억제제(여보이)를 병용함으로써, 면역 체계가 암세포를 인지하고 공격하는 전 과정을 강화한 것이 이번 임상 성공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 "희귀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표준 제시할 것"
신경내분비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행 속도가 빨라 1차 화학요법 실패 시 생존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한 난치성 질환이다. 특히 암이 신체 곳곳으로 퍼진 진행성(Advanced) 상태의 환자들에게 이번 데이터는 면역 병용 요법이 유효한 2차 또는 3차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근거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암 연구 단체인 GERCOR(다학제 암 연구 그룹)와 FFCD(소화기 종양 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진행했다.
연구팀은 "진행성 신경내분비암은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인 '잊힌 암' 중 하나였다"며 "이번 NIPINEC 임상은 희귀 암 분야에서도 대규모 무작위 임상을 통해 면역 병용 요법의 실질적인 효능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팀은 "단독 요법보다 병용 요법에서 나타난 높은 반응률은 향후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정의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비록 진행성 환자군에서 생존 기간의 추가적인 연장이 과제로 남았지만, 반응을 보이는 환자군에서는 장기적인 혜택이 기대되는 만큼 희귀 암 환자들에게 강력한 희망의 메세지가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