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신약의 생존은 개발보다 어렵다. 쟁쟁한 해외 블록버스터 제품들과 경쟁 속에서 올해 발매 10주년을 맞이한 동아에스티의 제2형 당뇨병 치료 신약이자 국산 신약 26호인 '슈가논'의 발자취는 그래서 더 각별하다. 통제된 임상시험을 벗어나 냉혹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압도적인 효능을 증명했고, 단순 혈당 강하를 넘어 심장과 혈관을 지키는 '장기 보호제'로 진화했다. 나아가 오리지널 특허를 요새 삼아 글로벌 블록버스터들을 결합해 나가는 복합제 패밀리 전략은 특허 절벽 시대에 국산 신약이 나아가야 할 생존 공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헬스코리아뉴스는 3회에 걸쳐 슈가논이 증명해 낸 10년의 저력과 제2의 도약을 향한 미래 비전을 깊이 있게 살펴봤다. [편집자 주]
[上] 추가·전환·초치료 모두 합격점 … RWD로 증명한 '실전 성적표'
[中] 단순 혈당 강하제? NO! … 심장·혈관 지키는 '장기 보호제'로 진화
[下] 데이터·특허·복합제 삼박자 … 슈가논 10년이 남긴 국산 신약 교과서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고정용량 복합제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선제적으로 읽고, 다국적 제약사들의 블록버스터 특허 만료 시점을 절묘하게 파고드는 '슈가논' 패밀리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복약 순응도를 극대화하고 다중 병리 타깃을 동시에 타격하기 위해 고정용량 복합제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선제적으로 읽고, 오리지널 신약인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의 강력한 물질특허를 방어막 삼아 다국적 제약사들의 블록버스터 특허 만료 시점을 절묘하게 파고드는 슈가논 패밀리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슈가논 복합제 전략의 신호탄은 단일제 발매 직후인 2016년 시장에 투입된 메트포르민 조합 2제 복합제 '슈가메트'였다. 슈가메트는 발매 초기부터 강력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슈가논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이끌었다.
특히 HK이노엔과 힘을 합친 코프로모션 전략은 당시 국내 DPP-4 억제제 시장의 최후발 주자로서 시장 안착에 애를 먹던 슈가논과 슈가메트가 단번에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양사의 코프로모션이 시작된 지난 2018년 슈가논과 슈가메트의 합산 원외처방액은 95억 원에 불과했으나, 계약 마지막 해인 2023년에는 347억 원으로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동아에스티는 HK이노엔과 코프로모션이 끝난 뒤 다시 직접 판매 체제를 가동하며 슈가논 복합제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했다.
동아에스티는 2023년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슈가논과 포시가를 합친 2제 복합제 '슈가다파'를 전격 출시하며 2세대 복합제 라인업 구축의 신호탄을 쐈다.
슈가논 패밀리의 진화는 멈추지 않았다. 2024년 1월에는 슈가메트에 포시가를 합친 3제 복합제 '슈가트리서방정'도 선보였다. 슈가다파와 슈가트리는 2024년 각각 13억 원, 8억 원의 연간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하며 출시 초기부터 뜨거운 시장 반응을 일으켰다.
동아에스티의 현재 시선은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베링거인겔하임의 블록버스터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을 이용한 슈가논 복합제 개발에 꽂혀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자디앙과 슈가논을 조합한 2제 복합제 'DA-5221'의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위약 대비 우월한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와 우수한 안전성을 확인하고 품목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에 더해 DA-5221에 메트포르민을 더한 3제 복합제 'DA-5222'의 1상 임상시험도 지난해 3건을 완료했다.
자디앙 특허 만료와 동시에 쏟아질 수십 개의 제네릭과 출혈 경쟁을 피하고, 자사만의 신약이 포함된 복합제로 독자적인 진입 장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슈가논 패밀리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순항 중이다. 인도 알켐, 브라질 유로파마, 러시아 제로팜 등과 맺은 기술 수출 계약을 바탕으로 신흥 거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슈가논의 10년은 국산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거센 파고 속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영토를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강력한 물질특허를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주력 성분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나가는 동아에스티의 복합제 패밀리 전략은 회사의 제품 수명 주기 관리 및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창출 능력을 반영한다.
데이터로 입증된 신뢰와 치밀하게 설계된 포트폴리오를 무기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슈가논의 다음 10년이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