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얼굴을 감춘 채 유명인의 사생활 등을 소재로 '패륜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방송하며 혐오와 갈등을 조장해 온 사이버 레커 A씨. 그는 혼자서 영상을 제작하면서도 세금을 줄이기 위해 친인척이나 무단으로 확보한 타인의 인적 사항을 동원했다. 이들에게 가공의 용역비를 지급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해 소득세를 조직적으로 탈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업무와 무관한 사적 소송비용과 경비를 접대비 등으로 변칙 계상하여 소득을 축소 신고하고, 이렇게 빼돌린 자금으로 창업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폐업하면서 받은 거액의 권리금도 신고에서 누락했다.
각종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며 부동산 전문로 이름을 알린 유튜버 B씨 역시 교묘한 수법으로 세무 당국의 눈을 피했다. B씨는 강의료와 구독 수익이 급등하자 높은 세율을 피하기 위해 배우자 명의로 가짜 사업장을 만들어 수입을 분산했다.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 투자정보제공용역 매출액을 마치 면세 대상인 잡지 구독료로 위장 신고해 세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세무조사 착수 사례 (제공: 국세청)국세청은 22일 이처럼 온라인상의 영향력을 이용해 부당한 수익을 올리고 지능적인 수법으로 납세 의무를 저버린 유튜버 16개 사업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악성 사이버 레커 3명, 투기와 탈세심리를 부추기며 시장을 교란시킨 부동산·세무분야 유튜버 7명, 허위·가짜 콘텐츠를 유포한 유튜버 6명 등 총 16개 사업자로, 여기에는 의사도 포함돼 있다.
# 유령 법인 세워 소득 분산하고 법인카드로 자녀 학원비 결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주요 탈루 형태는 가족이나 측근을 내세운 소득 쪼개기다. B씨가 실제로 운영하는 사업체는 사내이사가 운영하는 별도의 컨설팅 법인과 아무런 거래가 없었음에도, 서로 용역을 주고받은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았다. 이렇게 만든 법인 자금은 백화점 쇼핑이나 고급 호텔 이용, 자녀의 교육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되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가짜 의료 광고를 제작하고 환자를 모은 의사 유튜버 C씨의 사례도 충격적이다. C씨는 유튜브에서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허위·과장 의료광고로 환자를 유치하고 광고대행사에 실제보다 부풀린 비용을 지불한 뒤, 가족이 소유한 별도 법인을 통해 그 차액을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했다. C씨는 이 과정에서 광고대행업체 및 특수관계법과 실제 거래가 없는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씨는 실제 일하지 않는 부모 등 특수관계인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며 경비를 과다 계상하고 법인카드를 백화점 이용, 자녀 학원비 결제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세무조사 착수 사례 (제공: 국세청)# 구글 수익 누락하고 위장 사업장 등록해 세제 혜택 가로채
이 밖에도 유튜버들의 탈세 수법은 전방위적이었다. 일부 조사 대상자들은 구글로부터 송금되는 외환 광고 수익,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보내는 후원금 및 협찬금 등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고 통째로 빼돌렸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차명계좌를 이용했으며, 탈루한 소득으로 명품 가방이나 고가 외제차를 구입해 온란인상에서 재력을 과시했다.
지방에서 창업할 경우 100%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를 악용해, 수도권 밖의 한 평 남짓한 공유 오피스에 이름만 걸어둔 채 실제 사업은 다른 곳에서 운영한 부동산 유튜버들도 덜미를 잡혔다. 전문 지식을 갖춘 세무 유튜버가 오히려 고객에게 탈세를 권유하거나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을 주도한 사례도 확인됐다.
세무조사 착수 사례 (제공: 국세청)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자금 흐름을 탈루자 주변까지 철저히 추적해 재산 형성 과정을 정밀하게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세무사 자격이 있는 자가 탈루에 가담했을 경우 세무사법 위반으로 엄중히 처분하고, 범칙 행위가 확인되면 예외없이 즉시 수사기관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왜곡된 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거나,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등 국민의 일상을 멍들게 하면서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며 "온라인 미디어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악의적 탈세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