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유럽 제품명 : '온투즈리', 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사진=SK바이오팜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유럽 제품명: 온투즈리·ONTOZRY)가 3세대 항경련제(ASM) 간의 '진검승부'에서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효능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력한 효과의 반대급부로 나타나는 내약성 문제는 임상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미국의사협회 공식 학술지이자 신경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JAMA Neurology'는 최근 국소 간질 치료에서 세노바메이트, 브리바라세탐, 라코사미드, 페람파넬 등 주요 3세대 항경련제 4종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이탈리아 사피엔자대학 에마누엘레 체룰리 이렐리(Emanuele Cerulli Irelli) 박사 연구팀이 주도로, 이탈리아 내 71개 전문 뇌전증 센터에서 수집한 1949명의 실제 임상 데이터(Real-World Data)를 이용해 진행했다. 그동안 3세대 항경련제 간 직접적인 비교 데이터가 부족했던 만큼, 이번 연구는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제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약물 투여 6개월 시점에서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한 반응 비율(Responder Rate)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세노바메이트는 모든 비교군 대비 통계적으로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분석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세노바메이트와 비교한 타 약물들의 6개월 반응률 오즈비(OR, Odds Ratio)는 ▲브리바라세탐 0.18(P<0.001) ▲페람파넬 0.26(P<0.001) ▲라코사미드 0.29(P<0.001)로 집계됐다.
오즈비는 두 집단 간 사건 발생 가능성을 비교하는 지표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오즈비가 1보다 작을수록 세노바메이트의 효과가 비교 약물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세노바메이 투여 후 발작 횟수가 50% 이상 감소한 비율이 브리바라세탐 대비 5배, 페람파넬과 라코사미드 대비 3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다.
12개월 장기 추적 관찰에서도 결과는 일관적이었다. 세노바메이트는 반응률뿐만 아니라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발작 소실(Seizure Freedom) 측면에서도 타 약물들을 능가하는 성적을 거뒀다.
세노바메이트는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와 내약성도 뛰어났다. 브라바세탐, 페람파넬보다 12개월 치료 유지 가능도(likelihood of treatment retention)가 더 높았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라코사미드와는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효능에는 대가가 따랐다. 안전성 및 내약성 지표에서는 세노바메이트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추적 관찰 기간 세노바메이트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57.8%로 집계됐다. 이는 이상반응 발생률이 가장 낮았던 라코사미드(14.8%)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고된 이상반응은 대부분 졸음이나 어지럼증과 같은 중추신경계 증상이었다.
에마누엘레 박사는 JAMA Neurology 측과 인터뷰를 통해 "세노바메이트는 우수한 효과를 바탕으로 치료 유지율이 다른 약물과 동등하거나 더 높았지만, 부작용 발생률도 가장 높았다"며 "따라서 임상 현장에서는 (효과와 내약성 중) 우선순위를 정해서 약물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코사미드 등 )내약성이 좋은 약물로 치료를 시작하되, 발작이 조절되지 않으면 (세노바메이트와 같은) 강력한 약물로 전환하는 순차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며 "세노바메이트의 경우 병용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기존 약물 용량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인내심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엑스코프리는 이중적 상호작용 약물기전을 가진 감마 아미노뷰트릭 산(GABAA) 이온 채널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다. GABAA 채널을 통해 뇌의 고도한 흥분성 전기적 활성(electrical activity)을 감소, 이상 운동증상을 줄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SK바이오팜이 국내 최초로 전 과정을 독자 개발해 성인 뇌전증 환자에게 유의미한 발작 완전 소실률을 보여준 뇌전증 혁신 신약이다. 지난 2019년 11월 미국 FDA의 허가를 취득했으며. 2021년 3월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도 판매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의 허가를 획득해 현지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품목허가를 받았다. 엑스코프리의 국내 판매는 동아에스티가 맡았다. 이미 급여등재도 신청한 상태로, 동아에스티는 내년 상반기 엑스코프리의 급여등재를 완료하고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