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희귀·난치 질환 환자들에게 생명줄과도 같은 필수 의료기기의 공급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선제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다.
희귀·난치 질환 환자들은 특정 의료기기에 의존해 진단과 치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 기기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데다 사용 환자 수가 적어, 제조사나 수입사의 사정으로 공급이 중단될 경우 대체가 매우 어렵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기존 제도는 의료기기 수입이 실제로 중단된 이후에야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로 지정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행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치료 공백' 우려가 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제도를 개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선제적 대응'이다. 실제 수입 중단이 발생하기 전이라도, 공급 중단 가능성이 확인되면 사전 검토를 거쳐 해당 기기를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로 지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지정된 의료기기는 향후 실제 수입이 중단되더라도 별도의 복잡한 행정 절차 없이 즉시 국내 공급이 가능해져 환자의 치료 흐름이 끊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지정 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해당 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국내에 있을 경우 지정이 제한됐으나, 이번 개정으로 공급 위험이 확인되면 대체품 유무와 관계없이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환자의 선택권과 안정적인 치료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제도 정비를 통해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제도를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며 "환자들이 필수 의료기기 수급 불안에 떨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일인 2026년 1월 22일부터 즉시 시행됐다.
한편, 희소 의료기기로 지정되려면 △국내 환자 수 2만 명 이하인 희귀질환 치료·진단 목적이거나 △국내에 적절한 치료 방법이 없어 특별한 효용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현재 '인공심장판막', '이식형 심장 박동기', '인공각막' 등 총 27개 제품이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