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자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을 미국 승인 직후 다수 국가에서 거의 동시에 출시하며 스타벅스 커피 가격인 5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미국의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자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직후 스타벅스 커피 가격 수준인 하루 5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릴리 연구개발 및 제품 총괄 책임자인 다니엘 스코브론스키(Daniel Skovronsky)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첫날인 1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공급은 충분하며, 가능한 한 빠르게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코브론스키는 "한달에 149달러로 커피를 마시기 어렵다. 하루에 5달러"라며, "우리는 (이 약물을) 만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스타벅스 커피 가격으로 (오포글리프론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포글리프론'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했으며, FDA로부터 패스트 트랙 심사 바우처(CNPV)를 확보해 승인 절차가 크게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반적인 신약 심사 기간이 10~12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릴리는 연내에 미국 승인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있어 후발주자인 릴리는 이달 초 미국에서 출시한 노보 노디스크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공복 복용과 복잡한 복용 규칙이
요구되는 반면, '오포글리프론'은 음식이나 물 섭취, 복용 시간에 제한이 없는 저분자 기반 약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복용 편의성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로, 보험자와 정책 당국이 치료 지속성과 비용 효과성을 평가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을 주사형 GLP-1 치료제 이후의 유지 치료 옵션으로도 적극적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는, 이미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들이 장기 주사 치료를 중단하고 경구제로 전환해 체중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으로, 비만 치료가 단기 감량 중심에서 장기 관리 모델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자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을 미국 승인 직후 다수 국가에서 거의 동시에 출시하며 스타벅스 커피 가격인 5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한편, 노보와 릴리가 제시한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대한 하루 5달러 수준의 현금 결제 가격은 정책·보험 측면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GLP-1 작용제 계열의 비만 치료제는 높은 약가로 인해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었고, 다수 국가에서 공보험 체계 밖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경구제가 등장할 경우, 비만을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유사한 만성질환으로 보고 보험 급여 적용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이는 비만 치료제가 단순한 생활습관 보조제가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본격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각국 규제 당국과 보건 정책 당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바이오제약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글로벌 빅파마가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대량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면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GLP-1 계열 추격을 넘어 차별화된 기전이나 복합 치료 전략이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구 제형, 저분자 기반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혹은 비만과 연관된 심혈관·지질 대사 질환을 동시에 겨냥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릴리가 직접 소비자 판매 플랫폼인 '릴리 다이렉트(Lilly Direct)'를 통해 비보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산업 구조에도 의미를 주고 있는데, 현재까지 100만 명 이상이 이 플랫폼을 통해 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제약사가 기존의 처방·보험 중심 유통 구조를 넘어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모델을 실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 진료, 약 배송 서비스 등과 결합한 새로운 유통 모델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오포글리프론'의 등장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넘어, 정책·보험 체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그리고 제약 산업의 유통 구조 전반에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올해 FDA 승인과 실제 출시가 현실화 될 경우, 비만 치료는 고가 혁신 약 중심의 제한적 시장에서 보다 대중적이고 장기 관리 중심의 영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이에 대한 정책적·산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