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입원 환자 곁을 지키던 보호자나 사적 간병인을 대신해 병원이 간호와 간병을 함께 제공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사적 간병비 없이도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 2015년 도입됐다. 이 제도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경감되고, 입원 환자의 사적 간병률도 2008년 68.8%에서 2018년 61.2%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문재는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이다. 환자들이 부담하지 않는 입원료 등 진료비 차액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대신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8일 펴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비용추계 및 운영효율화 방안'에 따르면 간호간병 입원료 지출은 2015년 849억 원에서 2019년 1조 4784억 원으로 4년 만에 17배 이상 늘었다.
서비스 이용량을 살펴보면 2018년 73만 1000명(실인원)에서 2022년 137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런가운데 보건복지부는 간호간병 병상 확대 정책을 공표했는데, 이로 인해 2027년 이용자가 40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빠르면 2038년, 늦어도 2046년에는 간호간병 지출이 건강보험 수입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건보재정의 지출이 증가하는 원인은 이용자가 늘어나서만은 아니다. 간호간병이 주로 급성기 병원에서 시행되다 보니, 퇴원 이후 돌봄 체계가 부족할 경우 급성기 병상이 치료뿐 아니라 돌봄 역할까지 맡게 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이는 지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은 대안의 부재와 지역사회 서비스에 대해 비용 부담 능력이 부족하고, 비수도권 환자는 퇴원 후 연계할 회복기 병원·요양기관 등 물리적 인프라가 부족해 급성기 병상에 장기 체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는 급성기 병상이 본연의 치료 기능 외에 돌봄 공백까지 일부 떠맡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운영 구조,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따라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려면 운영 방식을 전반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우선 간호간병이 주로 시행되는 급성기 병상은 수술이나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짧게 머무는 곳인 만큼,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복기 병원이나 지역 돌봄 서비스로 옮길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원료를 지급하는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원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병원에 지급하는 비용을 일부 줄이는 장치는 있지만, 실제로 장기 입원을 줄이는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입원료 구조가 환자 입원 기간을 줄이도록 충분히 유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치료가 끝난 환자가 회복기 병원이나 지역 돌봄 서비스로 더 빨리 옮길 수 있도록 조기 퇴원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수가 체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모든 입원 환자에게 동일하게 제공하기보다는, 실제로 간호와 간병이 많이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간호간병 비용을 지금처럼 건강보험 재정이 혼자 감당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여러 재원을 나눠 쓰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이는 건보재정 의존도를 낮추어야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간병 서비스의 사회적 성격을 고려하여 정부 일반 회계(국고) 투입을 대폭 확대하는 등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등을 활용한 재원 분담 가능성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재원 다층화는 간호간병 지출 증가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분산시켜, 제도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