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의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HiCardi)' [사진=동아에스티][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사들의 전장이 약국과 진료실에서 입원 환자가 머무는 병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한 의약품 공급을 넘어 환자의 생체 신호를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의료진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스마트 병상' 솔루션 경쟁이 그것이다. 특히 동아에스티가 자사의 웨어러블 모니터링 플랫폼에 대해 '이동 중 감시'가 가능한 요양급여를 인정받으면서, 관련 시장 쟁탈전은 한층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동아ST는 최근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HiCardi)'를 '원격 심박기술에 의한 감시(EX871)'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급여 인정의 핵심은 '이동성'이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주류였던 '심전도 침상감시(E6544)'는 환자가 침대에 누워있을 때만 수가가 인정되는 한계가 있었는데, 동아에스티가 획득한 EX871은 환자가 병동 복도를 걷거나 검사실로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끊김이 없는 모니터링을 제공할 경우 수가를 인정받는다.
원내 이동이 잦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생체신호의 측정 및 분석 성능뿐만 아니라, 환자의 위치나 이동과 무관한 끊김이 없는 감시가 핵심 요건으로 꼽힌다. 하이카디는 병상이나 병동에 국한되지 않은 병원 전반의 연속적 모니터링 환경을 전제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운영되며, 다수 의료기관에서 '실사용 근거(RWE)'를 축적해 왔다.
동아에스티가 스마트 병상 시장 공세를 강화하면서 제약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는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주요 상위 제약사들이 참여, 각기 다른 파트너사와 손잡고 깃발 꽂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와 함께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출시하고 이미 8000병상 이상에 제품을 공급했다. 대웅제약 역시 올해 초 씽크에 대해 국산 디지털헬스 기기 최초로 EX871 수가를 획득하며 방어 태세를 굳혔다.
유한양행의 추격도 매섭다. 유한양행은 휴이노와 손잡고 '메모큐(MEMO Cue)'를 내세웠다. 휴이노는 지난 3월 EX871 수가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거점 병원에서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에이티센스의 '에이티패치(AT-Patch)'를 앞세워 의원급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총 공세를 펴고 있다. 에이티센스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인 '에이티모니터링'은 지난 8월 EX871 급여를 인정받았다. 회사는 내년까지 에이티모니터링 설치 병상을 2만 5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EX871 급여로 병원 내 환자 모니터링의 패러다임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침상에서 병원 전체로 바뀌는 중"이라며 "누가 먼저 상급종합병원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느냐에 따라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주도권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