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리반트 [사진=식약처 홈페이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얀센(Johnson & Johnson)의 이중특이성 항체 '리브리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amivantamab) 피하주사 제형이 드디어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번 제형 허가가 단순한 투약 방식의 개선을 넘어,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리브리반트 파스프로'(Rybrevant Faspro)라는 제품명으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을 허가했다. 지난해 12월 허가를 반려한 지 약 1년 만에 다시 승인한 것이다.
'리브리반트'는 NSCLC 세포 표면 위에서 과도하게 발현되는 EGFR 및 MET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항체 약물이다. 미국 FDA는 2021년 5월 '리브리반트' 정맥주사 제형을 처음 허가한 바 있다.
특히 '리브리반트'는 우리나라 유한양행의 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TKI) 경구제 '렉라자'(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lazertinib)와의 병용요법으로 NSCLC 영역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이 현재 NSCLC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3세대 TKI 경구제 '타그리소'(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osimertinib) 단독요법 대비 개선된 치료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에 허가된 정맥주사 제형은 투약에만 최대 5시간이 소요되는 등 접근성이 매우 떨어져, 실제 시장 경쟁력은 제한적이었다.
이번에 허가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은 투약 시간을 약 5분 내외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가장 큰 약점이었던 투약 편의성 문제를 해결한 만큼, 본격적인 시장 경쟁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셈이다.
유효성 VS 편의성, 환자들의 선택은?
환자들의 약물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크게 ▲투약 편의성과 ▲유효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적이다. 지난 2012년 독일 노이슈타트 종합병원 소속 마르쿠스 콴테(Markus Quante) 박사 연구팀은 정맥혈전색전증(VTE)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예방요법으로 피하주사제와 경구제 중 어떤 제형을 더 선호하는지 물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5%가 경구제를 선택한 반면, 피하주사제를 택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이는 투약 편의성이 환자들의 약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투약 편의성이 약물 선호도를 결정하는 유일한 변수는 아니다. 치료 효과가 충분히 우수하다면, 특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을 경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주사제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듀크대학교 의과대학 후안 마르코스 곤잘레스(Juan Marcos Gonzales)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제, 피하주사제, 정맥주사제 옵션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환자들의 70% 이상은 투약 편의성이 아닌, 유효성을 가장 중시했다. VTE와 달리 암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투약 방식의 불편함보다는 치료 효과를 더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이 겨냥하고 있는 질환은 암이다. 중증 질환인 암의 특성상, 단순한 투약 편의성보다는 치료 효과가 환자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 허가는 '치료 효과의 우수성'과 '투약 시간 단축'이라는 장점을 토대로 환자들의 약물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