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셀트리온이 노바티스의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의 특허 장벽 허물기에 나섰다. 2030년까지 총 18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이른바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핵심 파이프라인의 출시 장애물을 조기에 제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최근 노바티스의 'IL-17 항체의 제약 제품 및 안정한 액체 조성물' 특허에 대한 2건의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청에 등록된 'IL-17 항체의 제약 제품 및 안정한 액체 조성물' 특허는 총 3개로, 1개는 원출원 특허, 나머지 2개는 이를 쪼갠 분할출원 특허다. 존속기간은 2035년 12월까지로 모두 같다. 이번 무효 심판의 대상이 된 것은 2개의 분할출원 특허로, 각각 1건씩 심판이 청구됐다.
이는 셀트리온의 '2030 비전' 달성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제공격으로 해석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18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보하고 연 매출 1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상용화된 바이오시밀러는 11개로, 2030년까지 7개의 신규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 안착시켜야 한다.
회사가 겨냥하는 제품은 ▲키트루다(흑색종) ▲코센틱스(건선) ▲오크레부스(다발성경화증) ▲다잘렉스(다발성골수종) 등이다. 이 중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인 'CT-P55'는 이 전략의 핵심 퍼즐이다.
'램시마(인플릭시맙)'와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로 글로벌 TNF-a 억제제 시장을 장악한 셀트리온에 있어 인터루킨(IL) 억제제인 코센틱스 시장 진입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라인업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앞서 CT-P55의 글로벌 1상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올해는 유럽에서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현재 3상 착수를 앞둔 상태다.
문제는 노바티스의 특허 장벽이다. 셀트리온이 무효 심판을 청구한 특허는 환자가 자가 투여하기 쉬운 액체 제형에 관한 기술이다. 동결건조 분말 형태가 아닌, 시장성이 높은 프리필드 시린지(PFS)나 오토인젝터(Auto-injector) 형태의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방어하기 위한 특허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의 경우, 노바티스가 동결건조 분말 제형인 '코센틱스주사'의 허가를 자진 취하해 액상 제형의 프리필드시린지와 펜 타입만 판매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IL-17 항체의 제약 제품 및 안정한 액체 조성물' 특허 장벽을 넘지 못할 경우, CT-P55는 편의성이 떨어지는 분말 제형으로 출시되거나, 특허가 만료되는 2035년 이후로 출시가 미뤄질 수 있다. 이는 곧 2030년 목표 달성의 차질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특허 분쟁은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셀트리온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라며 "특허 장벽을 넘어 CT-P55를 안정적으로 출시하는 것이 7개 신규 바이오시밀러 출시 로드맵 완성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