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국산 14호 신약 '놀텍'[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휴온스가 일양약품의 국산 14호 신약인 항궤양제 '놀텍정(성분명: 일라프라졸)'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물질특허 만료에도 결정형 특허 방어막에 막혀 제네릭 진입이 봉쇄됐던 만큼, 자료제출의약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염 변경 약물이라는 기술적 우회로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휴온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HUC2-588'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놀텍정 10mg을 대조약으로 HUC2-588의 경구 투여 시의 약동학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 임상시험에 착수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놀텍 제네릭 대신 자료제출의약품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HUC2-588의 주성분은 일라프라졸 Mg(Ilaprazole Mg)다. Mg는 마그네슘의 원소 기호로, 휴온스는 기존 무염 형태의 일라프라졸 성분에 마그네슘을 이용한 염을 더한 염 변경 약물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초 휴온스와 자체 개발 일라프라졸 원료 공급 등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원료의약품(API) 기업 엠에프씨는 지난 5월 일라프라졸마그네슘수화물을 식약처에 등록했으며, 이 성분과 관련한 특허등록 절차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고순도 결정화 기술도 이미 자체 개발한 상태다. 놀텍 시장 진입을 방어하던 일양약품의 결정형 특허 회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놀텍은 3세대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로, 지난해 연간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 442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제제들의 공세 속에서도 PPI 시장 내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놀텍의 물질특허는 이미 지난 2015년 만료됐으나, 일양약품은 2개의 결정형 특허와 1개의 중간체 제조방법 특허를 통해 후발 주자들의 진입을 봉쇄해 왔다. 특히 결정형 특허가 가장 강력한 방어막 역할을 했는데, 동일 성분의 제네릭이 출시되더라도 이 결정형 특허를 침해할 소지가 커서 그동안 다수의 제약사가 개발을 포기하거나 중단해야 했다.
실제 다산제약은 일라프라졸 성분의 '결정형 B' 제조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제네릭 허가를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진행했으나, 일양약품의 특허 공세를 넘어서지 못하고 상용화에 실패한 바 있다.
휴온스는 이러한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주성분에 변경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특정 염을 다른 염으로 변경할 경우, 기존 결정형 특허의 권리 범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마그네슘 염은 약물의 산 안정성을 높이고 용해도를 개선하는 데 유리해서 에스오메프라졸(오리지널 제품명: 넥시움) 등 다른 PPI 제제에서도 특허 회피 및 약효 개선 전략으로 활용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온스는 아직 일양약품을 상대로 특허 심판을 청구하지 않은 상태"라며 "휴온스가 이번 1상 임상시험을 통해 유리한 데이터를 확보한 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본격적인 특허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