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여성이 뚱뚱한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함][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40대 후반의 한국여성은 왜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지, 그 의문을 풀 수 있는 해답이 나왔다. 한국 여성은 폐경 이행기 동안 체질량 지수(BMI)에 따라 호르몬 변화와 유방 밀도가 달라지고 이것이 결국 유방암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마른 여성에게서 유방암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강북삼성병원 헬스케어데이터센터 류승호, 코호트연구센터 장유수 교수, 장윤영 박사,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유선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성과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젊은 연령인 40대 후반에 유방암 발생이 정점을 보인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받고, 유방 밀도가 높을수록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폐경 이행기 여성 4737명을 평균 7년간 추적 관찰해 폐경 이행기 동안의 여성호르몬 변화와 유방 밀도 변화를 확인했다.
폐경 단계는 국제 표준 STRAW+10 기준에 따라 4단계로 분류했다. 유방 밀도는 유방 촬영 영상을 자동분석 프로그램으로 정량화했다. 체질량 지수는 저체중(<18.5), 정상체중(18.5-22.9), 과체중(23-24.9), 비만(≥25)의 4개 그룹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그 결과, 저체중 여성에서는 폐경 이행기 초기에 여성호르몬과 유방조직 밀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반면 비만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유방 밀도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폐경 이행기 초기에 저체중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를 종합하면 결국, 마른 여성이 뚱뚱한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로 귀결된다.
류승호 교수는 "한국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이 많은 편인데, 이러한 체형적 특성이 갱년기 초기 호르몬 변화와 맞물리면서 서양 여성보다 빠른 시기에 유방암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유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도와 호르몬 변화의 상호작용이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 시기와 연관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폐경 전후 여성의 체형 및 호르몬 변화에 따른 맞춤형 검진 및 예방 전략 수립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5년 10월 국제학술지 Breast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