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노보 노디스크 본사 전경 [사진=노보 노디스크 홈페이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ATTR) 치료제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한다.
미국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ClinicalTrials.gov)는 10월 6일(현지 시간), 노보 노디스크의 '코라미투그'(coramitug) 3상 임상시험 정보를 게시했다. 시험은 ATTR 심근병증 환자 대상 '코라미투그'와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코라미투그'는 ATTR 단백질에 작용하는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당초 아일랜드 프로테나(Prothena)가 발굴한 약물로,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021년 7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코라미투그'의 권한을 확보했다.
특이한 점은 '코라미투그'가 GLP-1 작용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노보 노디스크의 기존 포트폴리오와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낮은, 이질적인 치료 영역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는 노보 노디스크가 현재 GLP-1 작용제, 특히 세마글루타이드 제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을 낮추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는 2024년 무려 260억 달러(한화 약 36조 9000억 원)의 합산 매출액을 거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오젬픽'(Ozempic,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이 있다.
그러나 노보 노디스크의 매출 구조를 보면 세마글루타이드 제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2024년 전체 매출 450억 달러(약 63조 8000억 원) 가운데 약 58%가 세마글루타이드 제제에서 발생했다.
현재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는 전체 GLP-1 작용제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단기 매출과 수익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과도한 의존성은 시장 변화, 경쟁 심화, 규제 리스크, 재무적 변동성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하며, 장기적인 성장과 기업 안정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노보 노디스크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현재 3상 임상시험 중인 후보물질 8개 중 GLP-1 계열이 아닌 약물이 6개로, 주력 제품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코라미투그'다. 대상 질환인 ATTR은 트렌스티레틴 유전자의 결함 또는 결핍으로 인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체내 축적되는 희귀 질환이다.
미국 화이자(Pfizer)의 '빈다켈'·'빈다맥스'(Vyndaqel·Vyndamax, 성분명: 타파미디스 메글루민·tafamidis meglumine)는 대표적인 ATTR 치료제이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치료 옵션이 없는터라 ATTR 신약에 대한 수요는 꽤나 높은 편인데, 노보 노디스크는 이를 겨냥하며 '코라미투그' 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ATTR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156억 달러(한화 약 22조 원)로 성장하며, 주요 경쟁사는 화이자를 제외하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직 블루 오션 시장인 셈이다.
'코라미투그' 3상의 1차 평가변수 결과는 2029년 6월에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감안할 때 상용화 시점은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