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이 병원 내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전쟁터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대웅제약이 시장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영토를 확장하자, 유한양행이 강력한 기술 파트너십과 신뢰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며 각축전을 예고했다. 단순한 의료기기 판매 경쟁을 넘어, 미래 의료 데이터 플랫폼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승부라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휴이노와 AI 기반 원내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큐(MEMO Cue)'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메모큐는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를 포함해 심전도·호흡 등 다양한 환자 생체 데이터를 8일간 연속 측정하고 분석하는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 AI 솔루션이다.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이란 무선 네트워크 장비와 인공지능 웨어러블 진단기기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차세대 병상관리 시스템이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이동 편의성, 비대면 진단 가능 등이 특징이며, 기존 유선 기반의 모니터링 방식 대비 환자 관리 공백 개선, 의료진 편의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 2월 심평원으로부터 원격심박기술 감시 행위(EX871)로 보험 수가를 획득해 실제 의료 현장 도입 가능성이 커졌다.
유한양행과 휴이노의 협력은 이미 국내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양사는 앞서 2022년 심전도 모니터링 시스템인 '메모패치'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도입 확대에 힘써왔다. 지난 7월에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메모패치 누적 검사 건수가 1만 건을 넘어 단일 의료기관 기준 국내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메모큐 또한 국내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른 확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의 이번 원내 모니터링 솔루션 시장 진출은 1년 먼저 해당 시장에 발을 들인 대웅제약과의 맞대결을 의미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 솔루션 '씽크(thynC)'를 선보인 바 있다.
씨어스의 씽크는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대웅제약은 씽크의 국내유통과 사후관리(A/S)를, 씨어스는 제조·생산 및 기술지원을 맡고 있다.
씽크는 국내 최초로 원격 모니터링 관련 보험 수가를 획득하고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을 없앤 '서비스 구독 모델'을 제시하며 시장 침투 속도를 더욱 높였다. 그 결과, 대웅제약은 불과 1년여 만에 전국 병의원의 8000여 개 병상에 씽크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유한양행의 가장 큰 무기는 메모패치로 쌓아 올린 신뢰"라며 "대웅제약이 먼저 시장에 진입해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 시장은 아직 수요가 큰 상태여서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의 병상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사의 경쟁은 국내 제약사들이 미래 먹거리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의약품으로 쌓아온 강력한 영업망과 신뢰 자산을 바탕으로, 누가 먼저 미래 의료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할지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