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 [2024.06.21][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달에 지정한 희귀의약품은 총 4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희귀의약품은 치료가 어려운 희귀질환 분야의 약물 개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식약처가 새롭게 지정한 희귀의약품을 소개한다.
① '레티판리맙'(retifanlimab) - 메르켈 세포암 치료
'레티판리맙'(retifanlimab)은 메르켈 세포암 치료제다. 메르켈 세포암은 인구 100만 명당 3명꼴로 발생하는 희귀한 피부암이다. 피부 가장 바깥층인 표피에 있는 촉각 감지 세포인 메르켈 세포에서 발생한다.
과거 메르켈 세포암에 대한 치료는 수술 또는 방사선 요법이 전부였지만, 최근 메르켈 세포암이 PD-L1 면역관문 단백질을 발현해 T세포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PD-L1 면역관문 억제제가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올랐다.
미국 인사이트(Incyte)의 '레티판리맙'이 메르켈 세포암 치료를 위해 개발된 PD-L1 면역관문 억제제다. '자이니즈(Zynyz)'라는 제품명으로 2023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② '나도파라진 피라데노벡'(nadofaragene firadenovec) - 방광암 치료
'나도파라진 피라데노벡'은 상피내암(CIS)을 가진 BCG(면역 치료제) 불응성 고위험 비근침습성 방광암을 치료하도록 개발된 유전자 치료제다.
이 약물은 스위스 페링 파마슈티컬스(Ferring Pharmaceuticals)가 보유하고 있으며, '아스틸라드린'(Adstiladrin)이라는 제품명으로 2022년 12월 FDA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적응증인 CIS 보유 BCG 불응성 고위험 비근침습성 방광암은 방광 내 표면에 암세포가 퍼지거나 깊이 침투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기존 치료제인 BCG에 반응하지 않아 암이 지속되거나 재발할 위험이 높은 유형을 말한다.
'나도파라진 피라데노벡'은 재조합된 인간 인터페론 알파-2b(IFNα2b) 유전자를 방광으로 전달하는 기전이다. 방광에서 이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FNα2b 단백질이 생성되어 암세포의 생존을 억제할 수 있다.
③ '네도시란'(nedosiran) - 원발성 고옥살산뇨증의 치료
원발성 고옥살산뇨증은 옥살산을 분해하는 효소 기능이 떨어져 신장과 다른 장기에 옥살산이 쌓이고, 소변과 혈액 속 옥살산염 수치가 증가하는 희귀한 유전성 대사 질환이다. 효소 결핍 종류에 따라 제1형부터 제3형까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증상으로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등 요로에 결석이 생기는 것이며, 제1형 및 제2형에서는 신장 전체에 석회가 쌓이는 신석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신부전과 성장 지연을 초래하고,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20세 이전에 사망할 수 있다.
'네도시란'은 간세포 안에서 LDHA라는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해 락테이트 탈수소효소(LDH) 수치를 낮추는 기전이다. 이를 토대로 간에서 옥살산 생성과 축적을 저해할 수 있다.
④ 'TAR-200' - 방광암 치료
'TAR-200'은 신기전의 약물이 아니라,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 젬시타빈을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방출할 수 있도록 개발된 새로운 약물 전달 시스템 기반 약물 후보물질이다.
적응증은 '나도파라진 피라데노벡'과 동일한 CIS 보유 BCG 불응성 고위험 비근침습성 방광암의 치료다.
비슷한 적응증을 가진 두 약물임에도 식약처가 'TAR-200'을 별도의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이유는, '나도파라진 피라데노벡'이 유전자 치료제로서 비가역적인(되돌릴 수 없는) 특성을 가진 반면, 'TAR-200'은 기존 항암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치료법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