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 컬럼비주[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스위스 로슈(Roche)의 이중특이성 항체 '컬럼비'(Columvi, 성분명: 글로피타맙·glofitamab)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2차 치료 적응증 확대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로슈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조혈모세포 이식이 불가능한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 대상 '컬럼비'의 보충 허가 신청(sBLA)을 논의하기 위해 산하 항암제자문위원회(ODAC)를 소집했다. 회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FDA는 지난 2024년 12월 '컬럼비'의 해당 적응증 확대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 기간을 2025년 7월 20일까지 지정한 바 있다.
FDA 산하 자문위원회는 내부 조사만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 관련 부서의 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를 감안할 때, FDA는 '컬럼비'의 허가 신청서에 포함된 임상 데이터를 신뢰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컬럼비'는 B세포 표면의 CD20과 T 세포 표면의 CD3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특이성 항체다. B세포의 과발현으로 인한 혈액암을 치료하기 위해 B세포와 T세포를 연결시켜 T세포가 B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기전이다.
FDA는 지난 2023년 6월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컬럼비'를 처음 허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 6개월 뒤인 2023년 12월 동일한 적응증으로 '컬럼비'를 허가했다.
로슈는 '컬럼비'의 적응증을 DLBCL 3차 치료에 만족하지 않고 2차 치료 차수까지 확장하기 위해 2023년 9월 다국적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KYGLO)에 착수한 바 있다.
참고로 SKYGLO는 우리나라에서도 실시되었다. 식약처는 지난 2023년 6월 FDA보다 3개월 먼저 SKYGLO의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해당 시험은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 대상 '컬럼비'와 기존 치료제 조합 POLA R-CHP 병용요법과 POLA R-CHP 단독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것이었다.
북미 '컬럼비' 병용요법 투약군 사망률, 대조군의 4배
자문위, 안전성 우려 ... 로슈 "추가 자료 필요성 언급"
지난 2024년 6월 로슈가 유럽혈액학회에서 발표한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컬럼비'+POLA R-CHP 병용요법은 POLA R-CHP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1% 낮췄다.
그러나 지역별 하위 환자군 유형에 따라서 '컬럼비' 병용요법 투약군의 유효성 및 안전성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해당 시험은 북미, 유럽, 동아시아 세 지역에서 진행됐는데, 북미와 유럽 환자들 중에서는 비록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대조군의 치료 효과가 오히려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북미 환자의 '컬럼비' 병용요법 투약군 사망률은 8명으로, 대조군의 2명보다 더욱 높아 안전성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FDA도 이 점을 문제 삼아 지역별 효과 차이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명확히 검토하기 위해 자문위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로슈 측은 이와 관련 "이번 회의에서는 SKYGLO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 환자 적용 가능성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며, "위원들은 추가적인 자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털어 놓았다. 다만, 로슈는 "지역이나 인종은 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임상적 요인이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