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bersiporocin, 과제명 : DWN12088)'이 신장 섬유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2건의 연구 결과가 연달아 발표됐다.
국내 연구진이 신장 섬유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깃으로 단백질 합성 효소 중 하나인 EPRS1을 제시하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EPRS1 억제제인 베르시포로신을 처리하자 질환 진행이 늦어진 것은 물론, 섬유화가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확인된 것인데, 베르시포로신은 기존 EPRS1 억제제보다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적응증 확대 기대감이 커진다.
대웅제약 신약개발센터는 순천향대 의대 및 천안병원, 연세대 원주의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함께 신장 섬유증에서 EPRS1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최근 의학연구 전문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했다.
연구논문의 제목은 'EPRS1 매개 섬유아세포 활성화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는 신장 섬유증을 촉진한다(EPRS1-mediated fibroblast activation and mitochondrial dysfunction promote kidney fibrosis)'이다.
EPRS1(glutamyl-prolyl-tRNA synthetase 1)은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효소로 글루탐산과 포롤라인(Proline)을 tRNA에 결합한 물질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일부 염증 및 섬유화 질환에서 EPRS1이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이 확인됐으나 콩팥병에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단일 세포 분석과 환자와 생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섬유증 신장, 특히 섬유아세포와 근위 세뇨관 상피 세포에서 EPRS1 발현 수치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최초의 EPRS1 억제제인 베르시포로신을 사용하면 섬유아세포 활성화와 근위 세뇨관 손상을 예방해 신장 섬유증 및 기능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으로, PRS에 글루탐산이 결합한 EPRS1 억제에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베르시포로신은 동물 실험을 통해 세뇨관 확장과 간질 섬유증을 개선하고 EPRS1 단백질 수치를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베르시포로신으로 치료한 생쥐는 세뇨관 확장 및 섬유화 부위가 상당히 회복됐고, 혈액요소질소 및 크레아티닌 수치와 같은 신장 기능 지표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또한, 섬유아세포-근섬유아세포 전환 동안 TGF-β 자극 후 EPRS1 발현 증가를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이전에 발견된 EPRS1 억제제인 할로푸지논(halofuginone)보다 독성이 현저히 낮고 장기 부전 및 위장 독성과 같은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신장 섬유증은 만성 신장 질환에서 흔한 최종 과정"이라며 "이러한 만성 신장 질환에서 EPRS1이 섬유아세포와 손상된 근위 세뇨관에서 증가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EPRS1 저해제인) 베르시포로신이 만성 신장 질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제제로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도 신세뇨관 간질염 타깃 EPRS1 제시
베르시포로신 투여 생쥐 신장 염증 및 섬유화 변형 지연
앞서 지난 5월에도 베르시포로신이 신장 섬유증 관련 질환 치료에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김연수·한승석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강채린, 윤동환 학생)은 EPRS1이 신세뇨관 간질염 환자의 신장 섬유화를 촉진하고 예후(치료 경과)를 악화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지난 5월(온라인판 기준) 국제학술지 'Kidney International'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신세뇨관 간질염을 유발하는 T세포에서 EPRS1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EPRS1 발현이 감소하면 신장 염증 및 섬유화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EPRS1이 T세포의 증식과 γδ T세포의 IL-17A 발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EPRS1을 신세뇨관 간질염, 나아가 신장 섬유증의 치료 타깃으로 설정하고, 신세뇨관 간질염 마우스 모델에 EPRS1 표적 억제제인 베르시포로신을 투여한 뒤 결과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베르시포로신은 T세포의 증식과 γδ T세포의 IL-17A 발현을 감소시키고, 나아가 신장 염증 및 섬유화 변형을 지연시켰다.
연구팀은 "구체적인 염증 반응 메커니즘이 확립돼 있지 않은 신세뇨관 간질염에서 질환을 악화할 수 있는 주요 표적 물질을 발견하고 표적 억제제인 베르시포로신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