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면역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지 않고 몸속에서 직접 CAR-T 세포를 만드는 중국산 '체내(in vivo) CAR-T' 치료제가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임상에서 90%의 반응률을 기록했다. [AI 생성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환자의 면역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지 않고 몸속에서 직접 CAR-T 세포를 만드는 중국산 '체내(in vivo) CAR-T' 치료제가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임상에서 90%의 반응률을 기록했다.
중국 아이아소 바이오테크놀로지(IASO Biotechnology·驯鹿生物)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국제골수종학회(IMS 2026)에서 BCMA 표적 체내 CAR-T 치료 후보물질 'IASO206'의 최초 인간 대상 1상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자주도 임상시험(IIT)이다. 이전에 최소 2개 이상의 치료를 받고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와 면역조절제 또는 항CD38 항체 치료 후에도 암이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가 참여했다.
지난 26일 기준 10명이 IASO206을 투여받았다. 이전 치료 횟수 중앙값은 3차례(2~8차례)였으며, 70%는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면역조절제·항CD38 항체 등 3개 주요 약물 계열에 노출된 환자였다.
특히 환자의 90%가 고위험 세포유전학적 이상을 갖고 있었고 70%는 초고위험 세포유전학적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IASO206을 1×10⁸, 3×10⁸, 9×10⁸ TU(Transducing Unit·전달단위)의 세 용량으로 평가했다.
환자 10명 중 9명 반응…MRD 음성도 90%
그 결과 치료효과를 평가할 수 있었던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이 치료에 반응해 객관적반응률(ORR)은 90%로 나타났다. 3명은 엄격 완전관해(sCR)에 도달했다.
미세잔존질환(MRD) 음성률 역시 90%였다. MRD 음성은 일반적인 검사로 암이 보이지 않는 완전관해보다 더 민감한 검사에서도 남아 있는 암세포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가장 높은 용량을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객관적반응률과 MRD 음성률이 모두 100%였다. MRD 음성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는 최저용량군의 1명뿐이었다. 이 환자 역시 매우 좋은 부분반응(VGPR)을 보였다.
이번 임상은 아직 환자 수가 10명에 불과하고 추적기간도 짧아 반응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일부 환자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 반응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IASO206은 기존 자가 CAR-T 치료제와 달리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체외에서 유전자를 조작하고 증식시키는 제조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정맥으로 한 차례 투여하면 유전자 전달체가 환자의 T세포에 BCMA를 인식하는 키메라항원수용체(CAR) 유전자를 전달하고, 환자의 몸 안에서 CAR-T 세포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CAR-T 치료 전에 시행하는 림프구제거 항암요법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환자의 몸속에서 만들어진 CAR 양성 세포는 투여 12~23일 뒤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벡터복제수(VCN)는 투여 12~21일 뒤 정점에 달했고, 일부 환자에서는 투여 후 6개월까지 CAR 양성 세포가 검출됐다.
중증 신경독성 없어…CRS 대부분 경증
초기 안전성 결과에서도 중대한 독성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용량제한독성(DLT)과 면역효과세포연관 신경독성증후군(ICANS),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은 10명 가운데 8명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7명은 1등급, 1명은 2등급이었으며 3등급 이상의 CRS는 없었다.
3등급 이상의 바이러스 감염은 2명에서 발생했다. 이 밖에 3등급 이상의 혈액학적 이상반응으로 림프구감소증과 호중구감소증 등이 보고됐다.
BCMA는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로 현재 승인된 다수의 CAR-T 치료제가 표적으로 삼고 있다. IASO206 역시 BCMA를 겨냥하지만, 환자의 세포를 외부에서 제조하지 않고 몸 안에서 CAR-T 세포를 직접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IASO208 FDA 임상 진입 이어 두 번째 성과
IASO 바이오는 앞서 이달 16일 CD20 표적 체내 CAR-T 후보물질 'IASO208'의 미국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본지는 지난 17일 IASO208이 중국에서 1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의 초기 자료를 토대로 미국에서 재발·불응성 B세포 비호지킨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1b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IASO208이 미국 임상 진입이라는 규제 성과를 먼저 냈다면, 이번 IASO206은 같은 회사의 체내 CAR-T 플랫폼이 다발골수종 환자에게서 어느 정도 항암 효과를 나타냈는지를 구체적인 수치로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표적도 다르다. IASO208은 B세포 표면의 CD20을 겨냥하는 반면 IASO206은 다발골수종의 주요 치료 표적인 BCMA를 겨냥한다.
아이아소 바이오는 IASO206과 IASO208을 자체 체내 CAR-T 플랫폼 'InTelliCAR'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토대로 IASO206의 2상 권장용량(RP2D)을 결정하고 후속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결과는 세포 채취와 체외 제조, 림프구제거 항암요법 없이 환자의 몸속에서 만들어진 CAR-T 세포가 실제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항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초기 임상자료다. 90%의 반응률과 MRD 음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등은 환자수를 늘린 향후 임상에서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