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종근당의 제2형 당뇨병 신약 '듀비에(성분명 로베글리타존)'가 미토콘드리아 피루브산 대사를 조절해 간 지방증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파이프라인 수준의 분자생물학적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고가 치료제가 주도하는 MASH 시장에서 경구제 대안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물질특허 만료를 앞둔 듀비에의 수성 전략에도 강력한 학술적 무기가 될 전망이다.
강북삼성병원 연구진은 대사증후군과 제2형 당뇨병을 모사한 랫드(OLETF) 모델을 활용한 실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차세대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신약과 유사한 표적 기전을 입증한 이번 성과는 고가 치료제가 주도하는 MASH 시장에서 경구제 대안 가능성을 여는 동시에, 오는 2027년 물질특허 만료를 앞둔 종근당의 처방 수성 전략에도 강력한 학술적 무기가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랫드 모델에 15주간 고지방·고탄수화물(HF/HC) 식이를 급여한 뒤 듀비에를 투여해 대사 지표와 간 조직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듀비에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혈장 중성지방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와 함께 간세포 지방증, 풍선변성, 소엽 내 염증 등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의 주요 병리 지표가 개선됐다.
주목할 부분은 미토콘드리아 피루브산 운반체(MPC) 단백질의 발현 억제다.
RNA 시퀀싱 및 대사체 분석 결과, 듀비에는 간세포 내 신생 지방 합성(DNL)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의 전사를 하향 조절했다. 이와 동시에 피루브산을 미토콘드리아 내부로 수송하는 MPC1 및 MPC2 단백질 수준을 억제했다.
피루브산 유입이 제한되자 간세포는 축적된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보상 기전을 가동했고, 결과적으로 간 내 지질 독성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염증을 유발하는 거대 지방 세포 대신 인슐린 민감성이 높은 소형 지방 세포로의 분화가 촉진되며 대사적 개선이 이루어졌다.
체중 및 지방량 증가 현상도 관찰됐으나, 조직학적 분석 결과 이는 병리적 악화가 아닌 지방 조직의 리모델링 과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TZD 한계 넘은 'MPC 억제' … 당뇨 넘어 MASH 치료 가능성 제시
이번 연구는 듀비에가 제2형 당뇨병 치료를 넘어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병리기전을 통제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업계는 기존 TZD 계열의 전신 부작용을 줄이고 간 표적 효능을 높이기 위해 MPC 억제 기전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미국 시리어스 테라퓨틱스(Cirius Therapeutics)의 'MSDC-0602K'와 프랑스 폭셀의 'PXL065'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약물은 임상 2상 시험을 통해 MPC 조절을 통한 MASH 치료 효능을 평가받았다.
듀비에는 이미 상용화된 약물이면서도 이러한 차세대 글로벌 파이프라인과 유사한 MPC 억제 기전을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동물실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약 40조 원에서 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4년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가 최초의 MASH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시장에 출시됐으며, 지난해에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MASH 적응증을 추가하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연간 투여 비용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달해 아직 환자들의 접근성이 낮은 실정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 특성상 장기 처방이 용이하고 가격 접근성이 뛰어난 경구용 합성 신약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크다.
2027년 물질특허 만료 목전 … 시장 수성 학술 무기 확보
이번 연구 결과는 듀비에 프랜차이즈의 처방 실적 방어를 위한 학술적 근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듀비에의 핵심 물질특허는 오는 2027년 3월 21일 만료된다. 제네릭 조기 발매를 타진하는 후발 제약사들은 이미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착수했으며, 이와 동시에 조성물 특허 등 잔여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심판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듀비에 시장 수성을 위해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를 결합한 '듀비메트(로베글리타존+메트포르민)', '듀비에스(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 '듀비엠파(로베글리타존+엠파글리플로진)', '듀비엠폴(로베글리타존+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등 다제 복합제 라인업을 상용화했다.
이번에 확인된 간 지방증 개선 기전 데이터는 지방간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다제 복합제를 처방할 임상적 근거를 제공하는 한편, 오리지널 품목의 처방 가치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약리학회지(British Journal of Pharmacology)'에 게재됐다.